산업 실적 잔치 속 삼전닉스 전영현·노태문, 곽노정·장용호 인사 촉각

산업 재계

실적 잔치 속 삼전닉스 전영현·노태문, 곽노정·장용호 인사 촉각

등록 2026.10.14 16:13

강준혁

  기자

삼성, 대표이사·사업부장 겸직 해소 여부 주목SK, 곽노정·장용호 부회장 승진설···최창원 의장 거취도 변수

삼성전자와 SK그룹의 연말 인사가 임박하면서 핵심 경영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양대 그룹이 성과 보상과 조직 재정비를 어떻게 조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의 대표이사·사업부장 겸직 체제를 손볼지가 핵심이다. SK그룹에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장용호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가 주목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임원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평가를 마무리한 뒤 빠르면 다음 달 중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전자 인사의 핵심은 전 부회장과 노 사장의 사업부장 겸직 체제 재편 여부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노 사장은 MX사업부장을 각각 겸하고 있다. 두 대표이사가 전사 경영과 사업부 운영을 동시에 맡는 구조를 유지할지, 사업부별 전문 경영진을 별도로 두고 책임경영을 강화할지가 관건이다.

전 부회장이 이끄는 메모리사업부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메모리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웃돌 것으로 추산한다.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사업부 운영에 집중할 별도 책임자를 선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이사와 사업부장 업무를 분리하면 전사 차원의 경영 전략과 메모리 사업의 세부 실행을 각각 전담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계속 맡아 사업 연속성을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 사장이 맡고 있는 MX사업부는 반대 상황에 놓여 있다. 메모리사업의 호황과 달리 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은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에 직면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부품을 공급하는 DS 부문에는 호재지만 이를 구매해 제품을 만드는 MX사업부에는 수익성 압박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MX사업부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별도 사업부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겸직 해소 여부는 실적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부별 경영 효율과 조직 운영 방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

SK그룹에서는 부회장단 개편이 주요 관심사다. 그룹 실적을 견인하는 SK하이닉스의 곽 사장과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한 장 사장이 승진 후보로 거론된다. SK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기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으며 빠르면 이달 말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에 따른 위상 강화가 승진설의 배경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262조5000억원에 이른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곽 사장의 역할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그룹이 최근 주요 부회장들을 지주사 SK에서 SK하이닉스로 이동시킨 점도 주목된다. 서진우 중국 총괄 부회장과 유정준 미주 총괄 부회장, 이형희 부회장은 지난 9월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SK하이닉스의 해외 사업 확대에 맞춰 현지 정부·기업과의 협력 및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곽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이뤄진다면 이러한 조직 변화와 맞물려 SK하이닉스의 위상과 경영 체계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장 사장도 그룹 내 사업 재편을 주도한 인물로 승진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7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장 사장은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등을 맡았으며 2024년 SK㈜로 이동해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을 이끌었다. 지난해 5월부터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아 에너지·화학 사업의 구조 개편에도 관여했다.

장 사장의 승진 여부는 그룹 차원의 사업 조정 기능을 강화할지와 맞물려 있다. 주요 사업의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해 온 만큼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차원의 전략 조정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거취도 변수다. 최 의장은 2023년 말 취임한 뒤 그룹 차원의 사업 리밸런싱을 이끌어 왔다. 사업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남은 과제를 수행하며 유임할지, SK디스커버리 계열로 복귀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리밸런싱 이후 그룹의 관리 체계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인사 방향을 가늠할 또 다른 기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사장단 인사는 대대적인 교체보다는 성과에 대한 보상과 조직 안정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겸직 해소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가, SK그룹은 곽노정·장용호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통한 리더십 강화가 핵심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히 실적에 대한 공로를 인정하는 차원을 넘어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와 미래 사업 주도권을 고려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