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지회, 통합교섭 요구 거부에 2일 시정신청카카오지회도 "모기업이 권한 있다면 책임도 져야"IT업계 교섭 구조 논의 분기점 될지 주목
네이버와 카카오 노동조합이 계열사 단위로 분리된 현행 교섭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모기업과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교섭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네이버 노조는 사측이 통합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거부한 데 대해 오는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접수할 예정이어서, 노동위가 모기업의 교섭 책임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과 공동으로 'IT산업 통합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의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네이버지회와 카카오지회는 2018년 설립 당시부터 여러 계열사를 포괄하는 노동조합으로 출범해 계열사 분사·매각 등 그룹 차원의 사업 변화에도 공동으로 대응해왔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에는 각각 모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 통합교섭을 요구했지만, 양사는 계열사의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결정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IT산업의 경우 사업 조직이 여러 계열사로 나뉘어 있지만 실제 사업 방향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의사결정은 모기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개별 법인 단위의 교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 겸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은 네이버가 계열사의 근로조건에 관여해온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와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통합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지회는 지난 8월 20일 통합교섭 요구 선포식을 열고 네이버에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4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공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매출 대부분을 네이버에 의존하는 계열사까지 거론하며 "이런 회사에 대해서조차 네이버가 사용자가 아니라면 대한민국에서 노란봉투법상 사용자가 될 수 있는 원청이 과연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 명확한 행정지침 마련을 요구하고 국회에는 개정 노동조합법의 미비점 보완을 촉구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개정 노동조합법의 핵심은 노동조건을 결정할 권한이 있는 주체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가 계열사를 설립하고 재편하는 과정에서는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고용 문제에서는 개별 법인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지회장은 "사업이 실패했을 때 그 책임을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에 먼저 전가하기보다 그룹 안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네이버지회와 함께 법인의 경계를 넘어 노동자와 회사가 실질적인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IT산업 교섭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지회는 오는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통합교섭 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쟁점은 네이버지회의 시정신청에 대해 노동위원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모일 전망이다. 다른 IT·게임·플랫폼 노조도 모기업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과 노동관계상 사용자 책임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 사례가 업계의 교섭 구조를 둘러싼 논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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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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