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GT 55·GT 43 타고 서킷 질주···가속 만킥오프로드 주행 경험도···최대 30도 경사도 거뜬일상 도로에서 맛 볼 수 없는 색다른 주행 묘미
"부아아아앙"
잠자고 있던 주행 본능이 깨어났다. 출발선에 얌전히 대기하던 차량들이 하나둘 트랙에 올라서자 기다렸다는 듯 굵직한 배기음을 토해냈다. 이내 야생마처럼 트랙을 내달리며 서킷을 가득 메운 정적을 단숨에 걷어냈다.
주행의 묘미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곳, 메르세데스-벤츠 AMG 스피드웨이다. 2018년 6월 문을 연 AMG 스피드웨이는 총 4.3㎞ 길이에 16개 코너를 갖춘 서킷으로, 직선 구간의 가속부터 고속 코너링까지 차량의 성능을 다각도로 경험할 수 있다.
이날 스피드웨이에는 수십 대의 AMG 모델이 기자를 맞았다. 형형색색의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저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동이 걸리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마치 서킷 위 질주를 예고하는 듯했다.
첫 주행 차량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이었다. 8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얹은 고성능 2도어 쿠페다. 부드럽게 출발하던 GT 55는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순식간에 성격을 바꿨다.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f·m의 힘이 한꺼번에 뿜어져 나오면서 속도계의 숫자를 거침없이 끌어올렸다.
코너는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한 채 코너에 진입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차체는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시속 60~70㎞ 안팎으로 속도를 낮춘 구간에서도 차체의 움직임은 안정적이었고 조향에 따른 반응도 즉각적으로 따라붙었다.
주행을 마친 뒤에는 메르세데스-AMG GT 43으로 자리를 옮겼다. GT 55가 압도적인 출력을 앞세워 직선 구간을 밀어붙였다면 GT 43은 한결 가벼운 몸놀림으로 코너를 파고들었다. 폭발적인 가속감은 다소 덜했지만, 조향에 따라 차체가 재빠르게 반응하는 감각은 GT 55와 또 다른 주행의 재미를 안겼다.
일반 도로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속도로 가속페달을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도 감각이 달라졌다. 일상의 주행에서 억눌려 있던 차량의 성능이 서킷 위에서 비로소 온전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서킷에서 속도의 묘미를 만끽했다면 이번에는 험로로 향할 차례다. AMG 스피드웨이 인근에는 실제 지형을 활용한 오프로드 코스인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코스는 SUV 전용과 G-클래스 전용으로 나뉜다. SUV 코스에서는 바위와 모래, 자갈 등 다양한 지형을 통과하고 나무 범피와 액슬 트위스트 같은 장애물을 넘으며 차량의 험로 주행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G-클래스 전용 코스는 숲과 경사면 등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보다 거친 산악 주행을 구현했다.
이날 운 좋게도 G-클래스 중에서 고성능 모델로 꼽히는 메르세데스-AMG G 63에 올라 오프로드를 경험했다. 첫 번째로 마주한 모굴(Mogul) 코스에는 거친 흙길과 요철이 연이어 펼쳐졌다. 차체가 크게 출렁일 법한 지형이었지만 네 바퀴는 노면을 단단히 움켜쥐었고 서스펜션은 거친 충격을 능숙하게 흡수하며 차체의 균형을 지켜냈다.
차량 내 탑재된 '투명 보닛' 디지털 기능도 굉장히 유용했다. 경사진 오르막과 내리막처럼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구간에서는 전면 카메라를 통해 주변 지형과 차량의 위치, 장애물, 앞차의 움직임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여유롭게 험로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
이어진 사이드 슬로프 코스에서는 옆으로 기울어진 경사면을 가로질렀다. 최대 30도에 달하는 경사각은 체감상으로도 꽤나 가팔랐지만, 주행 중 차량이 미끄러지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자동차의 무게 중심이 낮게 설계돼 높은 경사각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묵묵히 주행을 이어갔다.
메르세데스-벤츠 AMG 스피드웨이는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다이내믹한 주행 경험과 거친 오프로드의 묘미를 온전히 만킥할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했다. 서킷과 험로를 넘나들며 각기 다른 매력을 품은 차량들이 제 성능을 마음껏 펼치는 순간은 일상 도로에서 쉽게 느끼기 어려운 짜릿함을 선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AMG 스피드웨이에서는 자동차의 한계를 시험하는 질주와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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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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