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설탕·밀가루·전분당 이어 장류까지···공정위 '담합' 칼날에 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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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밀가루·전분당 이어 장류까지···공정위 '담합' 칼날에 업계 긴장

등록 2026.09.11 15:06

권한일

  기자

공정위 식품 품목별 담합 집중 조사역대급 과징금···1년 영업익 2~3배업계, 공포 넘어 피로·반발심 토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장류 매대. 사진=권한일 기자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장류 매대. 사진=권한일 기자

주요 식품사들이 공정위의 잇단 담합 조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전분당에서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쏟아진 데 이어 이번에는 장류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 올해 확정된 설탕·밀가루·전분당 관련 과징금만 1조8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다음 조사 대상'을 둘러싼 불안감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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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공정거래위원회가 식품업계 담합 조사를 강화

설탕·밀가루·전분당에 이어 장류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

올해 과징금 총액은 1조8000억원을 넘어

숫자 읽기

설탕 3개사에 4083억원, 밀가루 7개사에 6710억원 과징금 부과

전분당 4개사에 7476억원 과징금 부과

삼양사, CJ제일제당, 대상의 과징금은 각각 4353억원, 3730억원, 2341억원

어떤 의미

식품업계는 과징금 액수와 조사 범위에 우려를 표명

과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가격 결정 관행이 재조사 대상이 될 수도

기업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

향후 전망

국정감사에서 식품업계 담합 제재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가능성

대표이사 및 오너 일가가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출석할 수도

업계는 향후 조사 대상과 방향성에 촉각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은 지난주 CJ제일제당·대상·샘표·풀무원·사조대림 등 5개사를 대상으로 간장·된장·고추장 등 장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장류 담합 여부가 확인된 건 아니지만, 담합 조사가 대형 식품사의 주력 품목을 따라 1년 내내 이어지면서 업계 내부 피로감이 상당한 모습이다.

앞서 부과된 과징금 규모만 해도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설탕 3개사에 4083억원, 5월 밀가루 7개사에 6710억원을 부과했다. 7월에는 대상·사조씨피케이·삼양사·CJ제일제당 등 전분당 4개사에 7476억원을 부과했다. 세 사건의 과징금만 1조8269억원에 달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설탕·밀가루·전분당 사건을 합산한 삼양사의 과징금은 4353억원, CJ제일제당은 3730억원, 대상은 2341억원이다. 삼양사는 지난해 영업이익(1117억원)의 약 3.9배에 달한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역시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의 각각 약 3배, 1.4배를 부과받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과징금 액수는 물론, 조사 범위와 방향성에 우려를 표한다. 전분당 사건에서 공정위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7년 5개월간 가격을 합의하고 원가 상승 때는 가격을 올리고, 원가 하락 때는 인하 폭과 시기를 조정했다고 판단했다. 장기간의 행위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관련 매출액이 커졌고, 과징금도 불어났다.

식품사들은 담합이 확인된 사안에 대한 책임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조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어느 품목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현실에 반발과 피로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특히 과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가격 결정 관행까지 현시점의 일방적인 경쟁법 잣대로 일일이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막대한 과징금을 둘러싼 기업들의 법적 대응은 변수다. 앞서 설탕 담합으로 제재받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이 가운데 삼양사와 대한제당은 법원에 과징금 납부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된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소송 제기와 무관하게 과징금 분할 납부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7월 전분당 담합으로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4개사(대상·사조씨피케이·삼양사·CJ제일제당)의 공식적인 행정소송 제기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담합 과징금은 최대치로 책정되는 게 일반적이라는 판단이 커, 행정소송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석 이후 개시될 국정감사에도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를 소관 기관으로 둔 국회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큰 식품업계 담합 제재와 조사 과정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과징금에 이어 형사 수사까지 있었던 만큼,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진과 최대 주주인 오너 일가로 증인 또는 참고인 출석요구가 번질지 주목된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담합이 적발된 부분은 기업들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앞으로 어떤 품목과 어떤 과거 거래 관행까지 조사 대상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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