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과기정통부 승인만 남겨···연내 출시 목표하나은행도 도입 절차···NH농협 뺀 5대 은행 모두 참여국세청 등서 활용돼 범용성 입증, 법 리스크 해소도 영향
은행권이 기업용 사설인증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KB국민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카카오뱅크가 연 시장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참여하기로 했다. 기업용 인증서가 은행 내부를 넘어 법인 고객의 주 사용처인 국가 행정기관까지 뚫으며 활용성이 높아진 데다, 기존 사업자와의 법적 리스크까지 일부 해소되면서 은행권이 본격적으로 시장 쟁탈전에 나선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개인·법인사업자용 자체(사설)인증서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관련 솔루션 개발을 완료한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제도란 전자서명법 개정과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이후 사설 인증서 서비스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운영하는 인가 제도다.
하나은행도 사업자 사설인증서 솔루션 도입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사업자용 하나인증서 도입과 기업디지털채널 연계 구축 사업'을 수행할 외주업체 물색에 나섰다. 기업 고객에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노력의 일환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에 관련 솔루션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로써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NH농협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사업자 사설인증서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4년 4월 금융권 최초로 사업자 인증서를 선보였고, KB국민은행이 같은해 6월 KB국민인증서(기업)을 출시하면서 뒤를 이었다. 이듬해에는 ▲2월 IBK기업은행 ▲12월 우리은행이 각각 사업자 인증서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신한·하나은행마저 참전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은행권이 이 시장에 발 빠르게 진입하는 건 사업자 사설인증서 사업의 넓은 활용성이 입증돼서다. 사업자 사설인증서는 각 은행의 기업 업무를 위한 인증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최근에는 법인이 주로 활용하는 국가 행정기관까지 사용범위가 넓어졌다.
일례로 카카오뱅크 사업자 인증서는 2025년 3월부터 '차세대 나라장터'의 회원가입과 전자입찰, 전자계약 업무에 모두 쓰인다. 이듬해 4월에는 국세청 홈택스 및 손택스의 인증수단으로 도입되기도 했다. 홈택스(PC)와 손택스(모바일)에서 간편 로그인과 단건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업무를 이용 가능하다. IBK기업은행의 기업용 IBK인증서는 ▲국세청(로그인/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조달청(나라장터 입찰) ▲고용24(로그인) ▲중소벤처24(로그인) 등에 쓰인다.
앞으로는 전자세금계산서 대량 발급, 세금 신고 자동화, 매출 기반 신용평가 등으로 쓰임이 고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업이 단순한 당행 고객의 인증 편의성 개선을 넘어 '기업 금융'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업자에게 필수인 업무들에 활용되는 만큼, 인증 때마다 고객과의 접점이 생기며 자연스레 대출·결제·자산관리와 같은 추가 금융 업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 고객이 업무를 위해 인증을 받을 때 당행 플랫폼을 거치게 된다"면서 "여기에서 웹 또는 앱의 활성 고객 수(MAU)가 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보안이 뛰어난 은행이라는 이미지 개선과 함께 다른 금융 서비스로 연결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기업 고객이 자사 디지털 채널 이용을 확대하는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힘을 더했다.
법적인 문제가 일부 해소된 점도 기업용 사설인증서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에 영향을 줬다. 개인 고객은 2020년 '전자서명법' 개정과 함께 다양한 민간 인증서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사업자들은 여전히 매년 최대 11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고 공동인증서나 금융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서명인증사업자인 금융결제원과 카카오뱅크가 각각 4400원, 무료로 사업자용 사설인증서를 발급하기 시작했고, 기존 사업자인 민간 인증기관 3곳(한국무역정보통신·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은 2024년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업자용 인증서를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가격차별과 부당염매행위를 유발했다'며 제소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듬해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염매행위'와 '경쟁제한성'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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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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