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원대 전액 손실 '벨기에펀드'···한투증권, 최대 80% 배상

보도자료

900억원대 전액 손실 '벨기에펀드'···한투증권, 최대 80% 배상

등록 2026.09.07 18:27

김다혜

  기자

투자자 2500여명 전원에 손실액 40~80% 배상900억원대 펀드 전액 손실···한투證 589억원 판매금감원 현장검사 이후 배상 대상·비율 대폭 확대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투자금 회수에 실패한 벨기에 부동산펀드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액의 최대 80%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상품 판매 과정에 대한 검사에 나선 이후 기존보다 배상 대상과 규모를 넓힌데 따른 조치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에 가입한 투자자 약 25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배상 절차를 진행했다. 적용된 배상 비율은 손실액의 40~80% 수준이다.

벨기에펀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016년 선보인 해외 부동산 투자 상품이다. 벨기에 정부 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오피스 건물의 임차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운용사는 일정 기간 자산을 보유한 뒤 임차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겨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을 계획했다. 하지만 이후 금리가 오르고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수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투자자에게 돌려줄 자금도 남지 않으면서 원금 전액 손실로 이어졌다.

이 상품에는 총 900억원대의 투자금이 모였다. 판매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약 589억원을 취급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통해 판매된 금액은 각각 약 200억원과 120억원이다.

원금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상품 판매 당시 위험 고지가 충분했는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안정적인 임차인이 확보돼 있다는 점이 판매 과정에서 부각된 데 비해 자산가격 하락 시 원금을 잃을 수 있는 투자 구조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게 투자자들 측 주장이다.

대출을 활용한 투자 방식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펀드는 영국 로스시라이프에서 6400만유로를 빌려 투자금을 마련했다. 자산가치가 26% 이상 떨어질 경우 선순위 채권을 먼저 갚고 나면 후순위 투자자에게 돌아갈 자금이 남지 않을 수 있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손실 위험이 투자자에게 충분히 안내됐는지 여부다. 증권신고서에는 우선주가 다른 부채보다 변제 순위에서 뒤에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자산가치 하락에 따라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벨기에펀드 판매 과정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던 김승원 의원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상품의 핵심 위험이 투자자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문제 삼았다.

금감원은 국정감사 이후인 지난해 10월 해당 상품의 판매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한 현장검사에 들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의 배상 범위도 이후 크게 넓어졌다. 금감원 검사 전에는 일부 가입자를 대상으로 손실액의 최대 30% 수준을 지급하는 자체 배상이 이뤄졌다. 이후에는 전체 가입자로 대상을 넓히고 투자자별로 40~80%의 배상률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상품 판매 과정에서 설명의무 등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둘러싼 책임 문제가 배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투자자들은 상품 손실 이후 판매사와 금융당국을 상대로 판매 과정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국정감사와 금감원 검사를 거쳐 배상 범위가 확대되면서 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액의 상당 부분을 돌려받게 됐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