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대형 M&A 성공 DNA, 생명·화재 해외 확장으로 연결영국 로이즈 특종보험·미국 2400조 퇴직연금 시장 동시 정조준킥스 비율 200% 넘는 압도적 자본 건전성 바탕, 선진 플랫폼 내재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요 계열사에 글로벌 인수·합병(M&A)을 강력히 주문하면서, 삼성 그룹 금융 계열사들의 해외 선진 금융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인 신호탄이 터졌다. 이미 선제적인 해외 지분투자를 통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입증해 온 삼성화재의 영국 특종보험사 캐노피우스 완전 자회사화 추진과 삼성생명의 미국 퇴직연금 거물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 지분 인수 검토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대형 M&A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온 이른바 '이재용식 성장 방정식'을 금융 계열사로 이식해 '글로벌 금융 삼성'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미국과 영국의 금융회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및 지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미국 퇴직연금 전문 금융그룹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의 10%대 중반 지분 인수를, 삼성화재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추가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투자 규모는 두 거래를 합쳐 8조원 이상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요 계열사에 글로벌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한 가운데 삼성 보험 계열사도 본격적으로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해외로 눈 돌린 삼성 보험형제···지분투자가 실적 효자로
이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두 회사는 해외 금융사에 대한 꾸준한 지분 투자로 실적 면에서 단연 '알짜 우등생'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을 합친 규모는 3조3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184억원보다 22.9% 증가했다. 이는 2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3조4427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양 사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합산 순이익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1조9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710억원보다 33.8% 증가했다. 삼성화재도 1조37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1조2474억원보다 10.2% 늘었다. 호실적과 함께 해외사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특히 영국 로이즈 보험시장 진출을 통해 투자와 사업 측면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일반보험손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6% 증가했다. 영국 로이즈 보험사 캐노피우스 투자 성과가 크게 기여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캐노피우스 지분법 투자손익은 1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480억원에서 3배 이상 늘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0월 캐노피우스에 5억8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40%까지 확대했다. 단순 투자수익 확보를 넘어 캐노피우스와의 사업 협력을 통해 선진 보험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향후 캐노피우스 지분을 80~90%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9년과 2020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캐노피우스 지분 40%와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다. 추가 지분 인수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2조원대 중후반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M&A 실탄도 충분···삼성생명·화재 자본건전성 안정적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 외에도 해외 보험사업 기반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베트남·유럽·싱가포르 등에 보험 관련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2011년 설립한 싱가포르 재보험사 삼성Re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삼성화재는 2024년부터 본사에 분산돼 있던 수재 사업을 싱가포르법인으로 통합·일원화했다. 삼성Re의 영업수익은 2023년 1525억원에서 2024년 2679억원, 2025년 3494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화재 6개 해외법인의 합산 영업수익도 2024년 5288억원에서 지난해 6747억원으로 27.6% 증가했다.
삼성생명 역시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태국법인은 올해 상반기 261억86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116억9800만원보다 123.9%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중국·태국·프랑스·영국·미국·일본 등에서 합작사와 투자법인, 주재사무소 등 총 9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미국 퇴직연금 전문 금융회사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의 10%대 중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M&A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사업 확대와 M&A의 기반이 되는 자본건전성도 안정적이다. 삼성생명의 6월 말 가용자본은 129조원, 요구자본은 62조원으로 K-ICS 비율은 208%를 기록했다. 기본자본 K-ICS 비율도 177%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의 K-ICS 비율은 282.8%, 기본자본 K-ICS 비율은 220.2%로 나타났다. 가용자본은 44조원, 요구자본은 약 15조6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유망 파트너십과 다양한 투자 후보군을 일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특정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식 성장 방정식' 금융에도 적용
두 회사의 해외사업 확대는 최근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M&A 주문을 계기로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는 이미 해외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현지 사업 기반과 투자 역량을 꾸준히 확보해왔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M&A 역량과 대규모 자본이 더해지면서 단순 지분투자를 넘어 경영권 확보를 동반한 대형 거래로 해외사업 전략이 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9년 영국 특종보험사 캐노피우스 지분을 처음 인수한 뒤 지난해 추가 투자를 단행해 지분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캐노피우스는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특화 위험을 인수하는 특종보험 전문사다. 삼성화재는 신흥 시장 투자도 꾸준히 이어왔다. 2017년 베트남 피지코(PJICO, 지분 20.00%)를 약 261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인도네시아 TPI(지분 5.30%)를 약 280억원에 사들였다. 2022년에는 중국에서 텐센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 영토를 확장했다.
삼성생명 역시 지분투자 중심의 해외사업 확장을 지속했다. 2021년 영국 부동산 전문 운용사 세빌스인베스트먼트(지분 25%)와 2022년 자회사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미국 ETF 운용사 엠플리파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듬해에는 프랑스 인프라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지분 20%)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럽 사모펀드 헤이핀에도 투자했다.
'동남아 안주' 금융지주와 딴판···삼성, 선진국 M&A로 해외 영토 넓힌다
두 회사가 내세운 핵심 전략은 해외 수익 기반 다변화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흥국과 선진 금융 중심지로 거점을 다각화하고 있다. 단순히 보험 상품 판매를 늘리기보다,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선진 사업 역량을 이식받는 데 주력한다. 특히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 투자는 현지 우량 자산 발굴과 대체투자 영역으로 수익원을 넓히는 돌파구가 되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인 해외 행보는 국내 금융지주들의 전략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32조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거뒀으나, 해외 사업은 동남아 편중과 거점 축소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실제 올 6월 말 기준 4대 금융의 동남아 영업 거점은 1496곳으로 전년 말보다 63곳 감소했다. 내수 시장에 안주하는 금융지주와 달리, 삼성 보험 계열사는 선진국 중심의 M&A로 해외 영토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해외 공략 가속화의 배경에는 삼성그룹 특유의 M&A 역량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형 M&A를 성공시키며 축적한 사업 확장 경험이 금융 계열사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두 회사가 PFG와 캐노피우스 지분 확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유망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지속해서 발굴할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캐노피우스가 지분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경우 지분법 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나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확실한 거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PFG 인수를 통해 퇴직연금 자산운용 노하우와 부동산·인프라 등 북미 우량 대체투자 자산을 대거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FG가 관계기업으로 편입되면 지분율만큼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나아가 양사 간 합작법인(JV) 설립 등 다각도의 전략적 협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trut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