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반도체 넘어 전 산업으로···증시 달구는 '주주환원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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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넘어 전 산업으로···증시 달구는 '주주환원 랠리'

등록 2026.08.23 09:05

노영현

  기자

삼성전자 특별배당 기대, 계열사 주가 급등코스피·코스닥 소각 공시 3배↑, 투자심리 자극자사주 소각 의무화, 3차 상법 개정안 여파 확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파격적인 주주환원을 발표한 SK하이닉스를 필두로 국내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릴레이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달 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가운데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들이 증시에서 강세를 보였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업들의 주주환원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삼전닉스 주주환원 기대에 계열사 주가 강세

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며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장 마감 후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공시 다음날인 20일 12.73% 급등한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같은 날 11.85% 상승한 112만30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파격적인 조치 이후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달 내에 이사회를 열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며 지난 20일 삼성전자(9.49%), 삼성전자우(10.07%), 삼성물산(7.78%) 등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김기백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나란히 급등했고, 삼성 계열도 삼성전자·삼성전자우, 삼성물산, 삼성생명이 강세"라며 "주주환원 수혜가 계열 전반으로 번졌는데 특히 배당 중심 환원이면 지분율대로 배분되는 만큼 계열사가 직접 수혜를 보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KCC도 삼성전자 주주환원의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재배당하고 최소 주당배당금 2500원을 지급하는 정책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KCC가 삼성물산 지분 10.49%(약 1700만주)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삼성물산을 거쳐 KCC까지 흘러갈 수 있다.

3차 상법 개정안 시행 이후 주식 소각 결정 288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지난 3월부터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3차 상법 개정안에는 상장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경우, 취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의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을 포함해 법 시행 후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3차 상법 개정안 여파로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 3월 6일 이후 이번달 20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주식 소각 결정 공시 건수는 288건(코스피 129, 코스닥 159)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0건(코스피 40, 코스닥 50)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자사주 취득 등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KB금융은 지난달 23일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500억원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고 하나금융, 신한지주도 각각 2500억원, 7000억원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밝혔다.

금융 외의 다양한 업종에서도 자사주 취득, 소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는 5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크래프톤도 999억원이 넘게 자사주를 사들였으며 LG유플러스도 9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취득 자체보다 이후 활용 방식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취득한 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거나 임직원 보상, 인수·합병(M&A) 대가 등으로 활용할 경우에는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비중이 높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기업일수록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과정에서 EPS·ROE 개선 효과가 커질 수 있다"면서 "자사주 활용 목적과 재무 여건 등이 기업마다 다르고 후속 제도 정비 과정도 남아 있어 아직 소각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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