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에이전트부터 AI 데이터센터(AIDC), AX(AI Transformation)까지, 통신사들의 경영 전략에서 AI는 빠지지 않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통신 3사들의 AI 관련 시장 선점 경쟁은 치열해진 상황이다. 지난달 초 SK텔레콤은 국내에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대규모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에 짓고 있는 1호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영남권 전체에 2GW 이상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후 서남권 1GW 추가 구축을 포함해 국내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오픈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또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전담 법인인 SK하이퍼도 새로 설립하는 등 AIDC 사업에 진심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KT도 비슷한 상황이다. 박윤영 KT 대표는 회사를 'AX 플랫폼 컴퍼니(AX Platform Company)'로 탈바꿈을 선언했다.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AX 인프라에 약 5조원을 투자해 총 1GW 용량의 AIDC를 실수요 기반으로 추가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1조원을 들여 해저케이블 용량을 90Tbps 이상 확대해 '아시아 AX 연결 허브' 구축도 계획 중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현재 수도권 최대 규모인 200MW급 파주 AI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내년 상반기 전산 1동을 개소하는 등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또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을 통해 추가 전력 용량을 확보하고, 지방 거점 구축 전략도 병행하며 AIDC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이 외에도 AI 컨택센터(AICC) 사업도 상담어드바이저, Auto QA 외에 LLM 기반 솔루션으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의 미래 성장과 지속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신사업 발굴은 필수불가결이다. 특히 AI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만큼 통신사들이 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더욱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가입자 수는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유·무선 통신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I 데이터센터와 기업 AX 등의 사업이 통신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AI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본업인 통신이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통신사는 결국 고객에게 통신서비스와 이를 위한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제공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도, AI 서비스도 결국 이러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알기에 통신 3사 모두 통신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적 발표와 경영 전략을 살펴보면 AI 사업이 전면에 부각되는 반면, 통신 본업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도 필수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AI를 외칠수록 본업과 기업의 근간은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통신 3사가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는 만큼 '통신' 본연의 정체성도 함께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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