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지상·바다·우주 이어 하늘까지···한화, 방산 밸류체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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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바다·우주 이어 하늘까지···한화, 방산 밸류체인 시동

등록 2026.06.17 17:38

이승용

  기자

KAI 지분 9.04% 확보, 연말 12%까지 확대지상무기·해양방산 이어 공중 플랫폼 공략후속지원·정비 시장 협력으로 사업 기회 모색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빠르게 늘리며 방산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빈칸이던 '하늘'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상무기와 해양방산, 우주·전자체계를 갖춘 한화가 KAI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항공기 기체와 엔진, 무장, 레이더, 위성통신, 후속지원까지 묶는 종합 방산 밸류체인 구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KAI 지분 6.50%를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연말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힌 계획을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

한화시스템도 1250억원을 들여 KAI 지분을 1.53%까지 확대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HAUSA)가 보유한 1.01%를 더하면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총 9.04%다.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에 이어 KAI 2대 주주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또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올해 말까지 5000억 원을 투입해 지분을 9.97%(15일 KAI 종가 14만7600원 기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결의했다. 계획대로 투자가 실행되면 연말 한화그룹의 KAI 지분은 12%를 넘어서게 된다.

한화는 KAI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방산 사업의 빈칸이던 '하늘'까지 영향력을 넓힐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등 지상무기, 항공엔진, 우주발사체를 갖추고 있고, 한화오션은 해양방산, 한화시스템은 레이다·위성통신을 담당하고 있다. 지상·해상·우주·전자체계로 확장해온 한화의 방산 포트폴리오에 남은 축은 공중 플랫폼이었다.

KAI는 이 빈칸을 채울 수 있는 국내 대표 항공우주 기업이다. KAI는 KF-21, FA-50, T-50, 수리온, LAH 등 전투기·훈련기·헬기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가 엔진, 항공무장, 레이다, 전자장비, 위성통신 역량을 갖고 있는 만큼 KAI와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항공기 기체부터 무장, 통신, 정비, 훈련까지 묶는 공중전력 패키지 구성이 가능해진다.

FA-50과 KF-21은 한화와 KAI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표 플랫폼으로 꼽힌다. KF-21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미 F414 엔진 공급을 맡고 있어 양측은 개발 단계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KAI가 항공기 개발과 제작을 담당하고, 한화가 엔진·항공무장·레이더·전자장비·위성통신·후속지원 역량을 결합할 경우 해외 수출 시장에서 종합 방산 패키지 제안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기체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장, 훈련, 정비, 성능개량까지 함께 제공하는 구조다.

KAI의 수주 기반도 한화가 공중 플랫폼에 주목하는 이유로 꼽힌다. KAI는 2025년 말 기준 27조원대 수주잔고를 확보했고, 2026년 수주 목표도 10조원대로 제시했다. FA-50 수출과 KF-21 양산이 확대될수록 완제기 납품 이후 이어지는 부품 공급, 엔진 정비, 무장체계 연동, 성능개량 등 후속 사업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완제기 사업은 납품 이후에도 운용 기간 동안 정비와 개량 수요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KAI와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한화는 항공기 개발·제작 단계뿐 아니라 판매 이후 후속지원 시장에서도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다.

다만 한화의 지분 확대가 곧바로 KAI 인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KAI는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공적 성격의 방산기업이다. KF-21, FA-50, 수리온 등 국가 전략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변화에는 정부 판단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방산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경영권 변화보다는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 범위가 넓어지는 방식으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니라 공중 플랫폼을 확보해 엔진, 무장, 항전장비, 후속지원 사업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한화가 우주발사체와 위성통신, 방산 전자, 항공엔진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는 만큼 KAI와의 협력이 확대되면 스페이스X처럼 발사체와 위성, 항공우주 인프라를 수직계열화하려는 구상도 한층 구체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KAI는 국가 전략 사업을 수행하는 공적 성격의 방산기업인 만큼 단기간 내 경영권 변화보다는 사업 협력 확대와 주주 영향력 강화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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