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안전투자 4524억원···한화에어로, 혁신위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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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투자 4524억원···한화에어로, 혁신위 승부수 통할까

등록 2026.06.15 17:53

김제영

  기자

외부 전문가 11명 '안전문화 혁신위원회' 출범대전사업장, 8년간 13명 사망···유사 사고 반복외부 안전 검증 체계 강화···실제 반영 여부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외부 전문가 중심의 안전문화 혁신위원회를 출범하는 초강수 대책을 내놨다. 안전 환경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음에도 반복적인 폭발사고로 중대재해 수사를 마주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독립기구 '안전문화 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문일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명예특임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외부 전문가 11명과 노동조합이 추천한 직원 2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시스템 관리, 안전문화, 산업안전, 화공안전, 군용화약류 분야별 전문가들을 위촉한다는 계획이다.

문일 위원장은 한국위험물학회 회장과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장을 지낸 공정 안전 및 화학공학 분야의 권위자다. 위원회는 화약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공정 위험성 평가와 표준작업절차(SOP), 안전관리 체계를 정밀 진단하고, 중대재해 대응, 안전투자, 조직 및 의사결정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위원회를 통해 기존 내부 조직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에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을 접목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추천한 위원 2명의 경우 현장 근로자들의 경험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차원에서 참여하게 된다. 회사는 위원회를 통해 외부의 객관적 시각과 현장 근로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이후 내놓은 강도 높은 안전대책으로 평가된다. 지난 1일 대전사업장 세척공실 폭발로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손재일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사고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안전 투자 규모를 확대해왔음에도 최근 수년간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일반 안전환경 개선 투자비는 2023년 538억원, 2024년 1114억원, 2025년 247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4524억원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해당 투자에 위험물 취급 공정의 자동화 및 격리화, 설비 개선 등 안전 환경 개선 관련 예산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과 2019년에 연달아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추진체 공정 관련 폭발사고로 각각 5명, 3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까지 포함하면 최근 수년간 유사한 폭발사고가 반복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과거의 사고 경험에도 불구하고 위험요인 관리와 재발 방지 대책이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전 관련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전담 임원의 부재와 현장 중심 안전관리 체계 미흡 등 구조적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최근 수사 과정에서도 작업 당시 안전조치 이행 여부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운영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 관련 최고 직책은 ESH(환경·안전·보건) 실장으로, 현재 부장급 인력이 맡고 있다. ESH 실장이 안전 분야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20년 이상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전문가이며,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혁신위원회 출범 이후 실제 변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이번 위원회는 기존 ESH 조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 중심의 자문기구 성격이다. 위원회가 제시하는 권고안과 개선 방안은 내부 조직의 검토를 거쳐 이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의 실효성은 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이 조직 운영과 투자,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검증 체계가 강화되면서 반복된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문화 정착과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안전 보건 관리체계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위원회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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