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AI가 바꾼 재계 공식···최전선에 뛰어든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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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재계 공식···최전선에 뛰어든 총수들

등록 2026.06.11 16:05

정단비

  기자

삼성, 조직 DNA까지 AI로 전환SK, AI 인프라 협력 전선 확대LG, 피지컬 AI 주도권 정조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본무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본무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산업 질서를 재편하면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변화의 최전선에 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조직 DNA에 AI를 심는 전사적 AI 전환(AX)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을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한다. DX부문 임직원들은 앞으로 사내에서 챗GPT(ChatGPT),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 클로드(Claude)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삼성이 최근 전 관계사를 대상으로 'AI 대전환'을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삼성 DX부문을 시작으로 삼성 관계사 전반에 걸쳐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가 공식 도입될 예정이다.

삼성은 AX를 위해 전 관계사 사장단과 임원 2300여 명을 대상으로 AI 집중 교육을 진행한다. 오는 14일 방한하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임직원 대상 AI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은 또한 전 관계사에 AI 전담조직도 신설해 AI 전략 수립과 인재 육성을 전담하도록 하고, 외부 AI 활용 확대에 맞춰 보안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AI 생태계 구축을 넘어 삼성의 조직 DNA까지 AI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이 회장은 사장단이 직접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조직 내 변화로 연결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최 회장과 구 회장은 AI 시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트너십 확대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최 회장은 이달 초 약 일주일간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과의 회동을 이어나갔다.

최 회장은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와 컴퓨텍스 참석을 위해 직접 대만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젠슨 황 CEO와 파트너십을 확인했다. 이후 젠슨 황 CEO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방한 기간 중에도 양측의 회동은 이어졌다.

구체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엔비디아가 SK그룹과 AI 전반에 걸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다. 우선 SK하이닉스와는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는 AI 팩토리와 AI 클라우드 구축을 통해 협력 범위를 AI 인프라 영역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간 양사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구심점으로 이어온 협력 관계를 넘어 반도체부터 AI 인프라까지 파트너십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SK그룹은 이날부터 13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2026 New 이천포럼'도 개최한다.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CEO 등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한다.

'뉴 이천포럼'은 기존에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것으로 'AI의 발전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엄중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AI 기술의 변화 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속도전'에서 기존의 논의 구조로는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긴밀한 소통 및 그룹의 실행력을 높이고자 이같이 통합했다는 설명이다.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제공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구 회장도 젠슨 황 CEO의 이번 방한 기간 중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지난 5일 '삼소(삼겹살과 소주) 회동'에서는 막내 역할까지 자처하며 스킨십을 이어갔다. 그간 AI 시장이 HBM 등 메모리를 중심으로 흘러가다보니 LG그룹은 상대적으로 AI 수혜의 중심에 서 있지는 못했다. 그러나 점차 AI가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까지 확장되면서 LG그룹도 기회를 모색 중이다.

구 회장은 AX를 비롯한 AI 분야에 남다른 공을 들여왔고 로봇, 냉난방공조 등 AI로 파생될 수 있는 산업분야에도 힘을 실어왔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사업도 ABC(AI·바이오·클린테크)였다.

구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만나 AI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LG는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피지컬 AI, 로봇, 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피지컬 AI, AI 팩토리, 자율주행 등 AI 반도체를 넘어 AI 영역을 넓혀가고 있던 엔비디아의 입장에서는 LG가 집중해온 사업들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LG그룹 역시 이번에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AI 열풍에 합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가 직접 나설 경우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이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AI 전환은 사업부 차원을 넘어 그룹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문제인 만큼 총수들이 직접 챙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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