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원화 약세, 외국인 자금 이탈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안 고조코스피 변동성, 금융위기 뒤 최고치
국내 증시가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에도 거시경제(매크로) 지표 불안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한국은행의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1년 동안 채권시장 약세와 원화 가치 하락 속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은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며 "다만 주식과 채권, 환율 시장의 변동성이 함께 상승하면서 본격적인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율 흐름과 외국인 수급 악화다.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화 가치는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성노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759억달러, 원화 기준 110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며 "이러한 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 증시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수입 물가를 자극하는 고환율은 국내 통화정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에너지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를 기록했다. 기조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 CPI도 2.5%로 오르며 2024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2.7%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도 긴축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 주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이 100%에 근접해 있으며 일본은행(BOJ) 역시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역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주요국의 긴축 기조 유지와 맞물려 국내 코스피 변동성이 이미 금융위기 수준에 도달한 만큼 반도체 실적 이면에 자리 잡은 거시경제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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