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중심 자산 구조 재편 가속800억원 주식담보대출 채무도 함께 승계불닭볶음면 흥행 속 증여 타이밍 주목
삼양식품 오너 일가가 자녀 세대로의 지분 증여를 단행하며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회장 취임 직후 장남 전병우 전무와 딸 전하영 씨에게 보유 지분 일부를 넘기면서 오너 일가의 자산 구조가 재편되는 동시에 차기 경영 승계 구도도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김 회장이 보유 주식 2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전병우 전무가 17만1500주, 전하영씨가 2만8500주를 각각 증여받으며 최종 증여 예정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이번 증여로 전 전무의 삼양식품 지분율은 기존 0.59%에서 2.87%로 확대된다. 전하영 씨 역시 0.05%에서 0.43%로 늘어난다. 반면 김 회장의 지분율은 3.76%에서 1.11%로 낮아진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이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김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받은 8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채무도 자녀들이 함께 승계하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증여와 동시에 책임도 함께 이전하는 방식이다. 자녀 세대의 경영 참여와 역할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오너 일가 내 자산 구조 역시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김 회장 부부를 중심으로 한 부모 세대가 전체 자산의 79.4%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증여 이후에는 61.1%로 낮아진다. 반면 자녀 세대 비중은 20.6%에서 38.9%로 확대된다.
특히 장남인 전 전무의 위상 변화가 두드러진다. 전 전무의 보유 자산은 기존 2468억원에서 4389억원으로 약 78% 증가할 전망이다. 오너 일가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에서 35.9%로 급등한다. 김 회장의 보유 자산 비중이 47.2%에서 28.9%로 낮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여를 계기로 '전병우 체제' 구축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지 불과 사흘 만에 증여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자산 이전을 넘어 승계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신호라는 것이다.
증여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삼양식품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기업가치가 추가로 높아질 경우 증여세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는 만큼 승계 작업을 서둘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비상장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지분 정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으로 32%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병우 전무가 24.2%, 전인장 전 부회장이 15.9%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최상단 회사인 만큼 향후 지분 구조 변화가 승계 작업의 최종 단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분 승계와 함께 전 전무의 경영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 전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서 헬스케어BU장과 미토믹스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삼양식품에서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임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 전무의 경영 성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전무는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밀양2공장 건설과 해외 공급망 확대 등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증여를 계기로 전 전무가 글로벌 사업 확대와 신사업 투자, 중장기 성장 전략 수립 등 주요 경영 현안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김 회장이 오랜 기간 신중하게 검토해 온 구상에 따라 이뤄졌다"며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전 전무가 미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 보다 큰 책임감과 이해관계를 갖고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증여는 단순한 자산 이전보다 삼양식품의 차기 경영 체제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오너 일가의 자산 구조가 자녀 세대로 이동하기 시작한 가운데 향후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 정리와 전 전무의 경영 역할 확대가 삼양식품 승계 구도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tjsek@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