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 장기화에 생존 방안 모색중량 축소·품목별 조정 등 전략 전개환율·국제 유가 변동이 압박 심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인하와 동결 기조를 유지해온 식품업계가 다시 가격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와 패스트푸드, 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식품업계 안팎에서도 하반기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최근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오는 19일부터 할메가커피와 왕할메가커피, 할메가미숫커피 가격을 각각 200원 인상한다. 더벤티는 지난달 29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최대 500원 올렸고 롯데리아도 지난달 28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더본코리아 역시 오는 9일부터 11개 브랜드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11% 조정할 예정이다. 굽네치킨은 판매 가격은 유지하면서 순살 메뉴 중량을 기존 800g에서 700g으로 줄였다.
업계는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 물류비 증가 등을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꼽는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이를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라면과 가공식품, 조미식품, 유제품 등은 소비자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인 만큼 가격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지만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식품기업들의 수익성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률은 3.35%로 전년 동기(4.62%)보다 1.27%포인트 하락했다. 오뚜기는 6.22%, 농심은 5.09%, 대상은 4.48%, 빙그레는 4.40%를 기록하며 대부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머물렀다.
원가 부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코코아, 팜유, 설탕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환율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기업들의 원가 압박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포장재 비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식품 포장재 원료로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재와 물류비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주요 식품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맞춰 일부 품목 가격을 인하했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은 일부 라면 제품 가격을 낮췄고, CJ제일제당과 대상, 오뚜기, 사조대림, 롯데웰푸드, 동원F&B 등은 식용유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하지만 가격 인하에 따른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원재료와 환율 부담까지 지속되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가격 조정 필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 움직임이 하반기에는 식품업계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를 고려하면 전면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일부 품목 중심의 단계적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제품 중량을 줄이거나 구성품을 변경하는 방식의 사실상 가격 인상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환율 부담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그동안 가격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하반기에는 가격 조정 필요성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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