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각·점포 운영 중단에 유동성 위기 재확산노조·정치권, MBK 추가 자금 투입 요구 목소리 커져

홈플러스 경영 위기에 대한 MBK파트너스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예상 매각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매각한 데다 자구 노력 없이 정상화 목적으로 전국 37개 점포 운영까지 추가 중단하면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에 120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당초 시장에서 거론되던 3000억원 안팎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의 유동성에는 다시 빨간 불이 들어왔다. 매각 대금이 예상치보다 줄면서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수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서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정상화하기 위해 약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MBK 측은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3000억원과 신규 대출 3000억원으로 홈플러스 회생 절차를 정상화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금번 매각 대금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받지 못해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홈플러스는 지난 8일 전국 37개 점포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정치권과 노조는 이번 사태를 MBK의 '전형적인 약탈 경영'의 결과로 규정하며 추가 자금 투입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MBK를 정면 비판했다.
민 의원은 "MBK는 익스프레스 매각 3000억원과 신규 대출 3000억원이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매각 대금은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06억원에 그쳤고 신규 자금 투입도 1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점포와 물류창고 28곳을 매각해 약 4조1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서 자구 노력은 미미하다"며 "기업을 쥐어짜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 상인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약탈 경영"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현장은 이미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며 "전환 배치와 생계 보장은 말뿐이고 구체적인 대책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노조 간부와 조합원 50여 명이 단식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최대영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부 사무국장은 "영업 중단 점포에서 일하던 배송 노동자 400여 명의 주문이 즉시 취소됐다"며 "배송 노동자들이 MBK의 탐욕 속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최대주주인 MBK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MBK가 최근 투자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 동원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병주 MBK 회장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지난해 투자 회수를 통해 17억달러 규모의 분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포함된 3호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도 15.4%를 기록하며 목표 수익률(8%)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홈플러스와 MBK는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단 지원을 전제로 긴급운영자금대출(DIP)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대출 회수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추가 지원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DIP 대출이 실행될 경우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밀리는 점도 변수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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