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기선, 인도·베트남 '조선 영토' 확장··· 중국 공세 뚫을 글로벌 벨트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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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인도·베트남 '조선 영토' 확장··· 중국 공세 뚫을 글로벌 벨트 가동

등록 2026.04.20 17:53

이승용

  기자

대통령 순방 동행, 글로벌 거점 확대··· 실행 단계 진입베트남 HVS에 1.5조 동 투입해 23척 생산 체제 구축인도 타밀나두 40억 달러 조선소 건설 논의 구체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인도와 베트남 순방을 기점으로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섰다.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설비 확충 투자가 집행되고, 인도에서는 신규 조선소 건설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HD현대의 글로벌 생산 전략이 단순 구상을 넘어 실질적인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된 이번 순방은 24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경제사절단은 21일까지 인도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 베트남으로 이동해 24일까지 현지에 머문다. 정 회장의 이번 순방 동행을 계기로 HD현대의 인도·베트남 조선 협력 확대와 현지 투자 구상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이 최근 가장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는 해외 거점은 베트남이다. HD현대는 베트남 생산 거점인 HD현대베트남조선(HVS)에 약 1조5000억동(약 800억원)을 투입해 신규 부두 4·5·6호를 건설하고 설비를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선박 생산량을 현재 15척에서 2030년 23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투자 완료 후 연간 생산능력은 144만DWT(재화중량톤수)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24~25일에도 베트남의 HVS와 HD현대에코비나를 직접 찾아 생산설비와 안전관리 상태를 점검했다. 한 달 사이 두 차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HD현대의 해외 조선벨트 구축이 정 회장이 직접 챙기는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인도 역시 정 회장이 미래 성장축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조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고, HD현대는 지난해 12월 타밀나두주와 신규 조선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해당 조선소 투자 규모가 40억달러, 생산능력은 연 350만~400만GT(총톤수) 수준이 거론된다.

또한 HD현대는 인도 국영 코친조선소와 5억달러 규모의 블록 생산 합작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인도 정부가 자국 조선산업을 세계 10위권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이번 순방이 현지 협력 구체화의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이 해외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중국 조선소의 저가 공세와 국내 인력난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조선소는 울산 대비 15~20% 낮은 비용으로 선박 건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베트남·인도를 잇는 생산벨트를 통해 상선 건조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과 특수선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의 상선 수주 잔액 점유율이 2007년 각각 31%, 27%에서 최근 20%, 62%로 벌어진 점을 감안하면 정 회장의 연이은 해외 현장 행보는 HD현대의 글로벌 조선 생산망 확대가 구상 단계를 넘어 실행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의 저가 공세와 국내 인력난이 동시에 심해지는 상황에서 HD현대는 해외 생산거점 확대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정 회장의 연이은 현장 행보는 인도·베트남을 축으로 한 글로벌 생산망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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