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매운 라면 시장' 개척···신라면 브랜드 안착매년 20%대 매출 성장···日법인 매출 200억엔 돌파신라면 다음은 너구리···제2 브랜드 확장 '드라이브'
농심이 일본 라면 시장에서 매운맛 전략을 앞세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통 라면 중심 구조 속에서 매운맛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꾸준히 밀어붙이며 신라면 브랜드를 안착시킨 모습이다. 김대하 농심 일본 법인 대표는 일본 시장에서 매운맛 자체를 키워온 점을 핵심 성과로 꼽았다.
김대하 농심 일본 법인 대표는 지난 15일 도쿄 하라주쿠 농심 팝업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라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한국 고유의 매운맛인 신라면 브랜드를 제대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 라면 시장 구조를 먼저 짚었다. 그는 "미소와 쇼유 중심 시장은 정체돼 현재 일본 라면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카테고리는 매운맛 라면 시장뿐"이라며 "신라면이 일본 내에서 매운라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 라면 시장은 약 7조원 규모다. 이 중 매운맛 비중은 약 6% 수준에 그친다. 시장 자체는 정체됐지만, 세부 카테고리 변화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최근 일본 라면기업들이 출시하는 대부분의 제품에 '매운'이라는 이름이 붙고 있다"며 "그만큼 매운맛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체된 日 라면시장 속 '매운맛' 승부수···신라면이 판도 바꿨다
농심은 매운 라면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해왔다. 김 대표는 "신라면은 일본에서 독보적인 매운맛 시장을 구축해 시장을 선도 하고 있다"며 "처음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매운맛을 조절해 현지화하라는 일본 바이어들의 조언이 있었지만 레시피를 변경하지 않고 신라면 브랜드를 일본에 심으라는 선대 회장의 지시대로 기존 제품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성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농심의 일본법인 매출은 2020년 95억엔에서 지난해 200억엔을 돌파한 209억엔으로 성장했다. 신라면 브랜드 단독 매출도 지난해 기준 165억엔에 달한다. 일본 매운맛 라면 시장 내 신라면의 점유율은 약 40% 수준으로 추정된다. 농심은 2030년까지 매출 400억엔 달성과 일본 즉석면 시장 상위 6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빠르게 점유율을 높였다. 신라면을 제외한 수많은 인기 라면들을 보유했지만 각 제품만의 특성에 집중한 판매 전략과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신라면 다음은 '너구리'···브랜드 확장 전략 본격화
신라면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농심은 다음 단계로 너구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라면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제2 파워 브랜드를 키워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신라면이 일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만큼 제2 파워 브랜드로 너구리와 짜파게티 등을 육성할 계획"이라며 "짜파게티는 블랙푸드 특성상 호불호가 있어 현재는 너구리를 우선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중심의 유통 구조를 가진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농심은 편의점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본 편의점 시장은 약 12조8000억엔 규모로 식료품 비중이 60%를 넘는다.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로손 등 상위 3사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농심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신라면 전용 매대를 구성하고 제품 진열과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노출과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매운맛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일본의 2030세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점차 5060세대까지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30세대 여성들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신라면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캐릭터와 브랜드를 활용해 젊은 소비자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너구리가 얼큰한 맛을 기반으로 매운 라면 시장에서 신라면과 경쟁하며 카니발리즘(자기잠식 효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신라면김치 등 수출 전용 제품 출시 이후 매출이 증가하는 등 카니발리즘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너구리는 두꺼운 면이 특징인 만큼 라면 시장에서 우동에 가까운 콘셉트에 집중할 계획인 만큼 신라면과의 카테고리 구분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국내 신라면과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건더기량 차이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컵은 국내보다 가격이 높다"며 "일본 라면 시장의 경우 국내보다 가격 스펙트럼이 넓은 데다 많은 양과 다양한 토핑으로 차별화는 두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만큼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건더기 양을 늘리는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말했다.
농심은 일본 시장에서 매운맛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정체된 라면 시장 속에서 차별화된 수요를 만들어내며 자체 시장을 키운 점이 핵심이다. 향후 신라면과 너구리를 축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제품군과 유통 접점을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매운맛 시장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 내 입지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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