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단품 수출 끝났다"···NATO·폴란드가 찾은 '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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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품 수출 끝났다"···NATO·폴란드가 찾은 'K-방산'

등록 2026.04.19 09:01

김제영

  기자

폴란드 총리 방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NATO 대사단, 한화에어로·HD현대 현장 점검현지화·패키지 수출 확대···공급망 경쟁력 강화

유럽으로 진출하는 K-방산 그래픽=홍연택 기자유럽으로 진출하는 K-방산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국가와의 협력 관계를 확장하면서 단순 수출국을 넘어 '안보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폴란드 정상외교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단의 기업 현장 점검이 동시에 진행되며 유럽 시장에서의 K-방산의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폴란드 총리의 방한과 NATO 동맹국 대사단 방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K-방산을 둘러싼 협력 구도가 고도화되고 있다. 지난 13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폴란드 총리의 방한은 27년 만이며, 투스크 총리가 취임 후 첫 비유럽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과 NATO 핵심 회원국으로, 이번 정상 오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체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방산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같은 시기 NATO 30개국 대사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를 잇달아 방문했다. 대사단은 각국을 대표해 NATO의 정치·군사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핵심 인사들로, 단순 견학이 아닌 한국 방산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사전 검증'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안보 환경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전쟁 장기화와 중동 갈등이 겹치면서 NATO 회원국들은 군 전력 확충과 방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빠른 납기와 실전 운용 경험, 현지 생산 역량을 갖춘 한국 방산이 유럽 국가들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폴란드는 전 세계에서 한국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1위 국가다. 앞서 K9 자주포와 K2 전차,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주요 무기 체계를 도입한 데 이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까지 협력을 확대하면서 유럽 진출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NATO 동맹국과의 산업 외교까지 더해지며 협력 관계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유럽 내 방산 수요가 전력 구축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운영(MRO), 기술 이전을 포함한 '패키지형' 수출이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대사단 방문에서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등 이미 NATO 6개국에서 운용 중인 무기 체계를 기반으로 무인기·무인차량·위성까지 아우르는 '전장 패키지'를 제시했다. 감시·정찰·타격이 통합된 현대전 대응 역량을 강조한 것이다. 또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해 유럽 방산 생태계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HD현대는 구축함과 잠수함, 무인수상정 등 해군 전력과 AI 기반 자율운항, 디지털 트윈 기술을 소개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내세웠다. 이는 무기 체계보다 이를 운용하는 함정과 시스템을 포함한 통합 전력을 강조한 것으로, 유럽이 추진하는 해군 현대화 방향과 맞물린다.

두 기업의 공통적인 강점은 '현지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으며, HD현대는 글로벌 조선·해양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단순 수출을 넘어 유럽 방산 생태계로 진입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기(전장 체계)와 플랫폼(함정·운송 수단)에 현지 생산 경쟁력까지 결합되면서 K-방산 수출은 '통합 패키지'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 NATO 국가들은 최근 방산 조달에서 상호운용성과 지속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공급망에 참여하고 군사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폴란드 정상회담과 NATO 대사단 방문을 계기로 K-방산의 역할이 한 단계 올라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대안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유럽 안보를 설계하는 '협력 파트너'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NATO 동맹국과의 협력을 한층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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