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시설 보강과 고형제·주사제 생산능력 상승제66기 주주총회서 실적 반등 넘어 제조·R&D 재편 강조
24일 부광약품은 서울 동작구 본사 대강당에서 제6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제66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주총에서는 주당 75원의 결산 현금배당안도 통과됐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주당 5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어, 이를 합친 총 배당액은 123억원 수준이다.
이날 주총의 큰 흐름은 두 갈래였다. 이제영 대표가 실적 회복과 생산기반 확장을 설명했다면, 안미정 회장은 콘테라파마를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총 후반 질의응답에서는 OCI홀딩스의 책임경영,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 유니온제약 인수 일정, 주가 부진 해소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실적 회복 '지속성' 강조
이 대표는 주총 인사말에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007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부광약품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그는 2년 전 "2023년의 적자는 부광약품 역사상 마지막 적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다시 꺼내 들며, 당시 약속이 숫자로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흑자전환만으로 체질 개선이 완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흑자 전환만으로 완전한 체질 개선이라고 만족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처방 실적은 더욱 성장해야 하고 영업이익률 신장이라는 더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용 구조 정비, 전략 품목 집중, 무리한 투자 조정 등 그동안의 경영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은 확인됐다고 자평했다.
유니온제약 인수 '순항'
실적 발표에서 가장 먼저 힘이 실린 분야는 생산능력 확대였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893억원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M&A와 안산공장 제조시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핵심이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다. 부광약품은 지난 1월 약 300억원 규모 한국유니온제약 인수전에서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주총에서 "회생법원 재판부 교체로 절차가 다소 늦어졌지만 딜 자체에 문제는 없다"며 "빠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 초에는 딜 클로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는 4월 초 관계인집회, 4월 말~5월 클로징이 목표였지만, 법원 인사로 일정이 한 달가량 미뤄졌다는 설명이다.
부광약품이 유니온제약 인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안산공장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안산공장의 케파는 한마디로 매출 1600억원짜리 케파라고 보면 된다"며 "주문이 더 들어와도 더 만들 수 없으니 품절만 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유니온제약 인수로 항생제와 액상주사제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고형제 생산능력은 약 30%, 주사제는 약 2배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니온제약이 보유한 세파계 항생제 공장은 부광약품에 없는 자산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세파계 주사제는 교차오염 관리가 까다로워 별도 공정과 시설을 갖춘 기업만 생산할 수 있는데, 유니온제약은 이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부광약품은 유니온제약의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와 영업망, 자사 위탁생산 물량 이전, 스마트팩토리 및 품질관리 시스템 접목 등을 통해 조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총 질의응답에서는 유니온제약의 낮은 가동률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일반 라인의 가동률은 50% 수준이지만 세파 항생제 공장은 100% 가동 중이며, 부광약품 물량의 내부 이전과 판매 정상화가 이뤄지면 일반 라인 가동률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바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중기적으로는 과거 유니온제약이 기록했던 매출 500억원 수준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콘테라파마 전략 공개
이날 주총에서 실적 못지않게 관심을 끈 부분은 콘테라파마 전략이었다. 안미정 회장은 별도 발표를 통해 부광약품 R&D 전략을 자체 연구 강화,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콘테라파마 자산 가치 고도화의 3축으로 설명했다.
주총장 스크린에는 '콘테라 가치 극대화를 위한 컴퍼니 스플릿 전략'이라는 제목의 슬라이드가 띄워졌다. 콘테라파마를 CP-012 중심 사업과 RNA 플랫폼 사업으로 분리해 각각 다른 성장전략을 적용하겠다는 방향이다.
안 회장은 콘테라파마를 "부광약품의 100% 자회사이자 글로벌 R&D의 핵심 거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파킨슨병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와 RNA 치료제 플랫폼을 콘테라파마의 양대 축으로 제시하며, 이 두 자산이 부광약품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P-012는 이날도 부광약품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거론됐다.
안 회장은 "파킨슨병 환자의 46%가 아침무동증을 겪는다"며 "기존 치료제는 즉시 방출되거나 천천히 방출되는 제형에 머물렀지만, CP-012는 밤에 복용하면 아침 시간대에 약효가 최고조에 이르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 경구용 지연방출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CP-012를 '퍼스트 인 클래스' 후보로 평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광약품은 CP-012 임상 1b상에서 긍정적 톱라인 결과를 확보했으며, 글로벌 임상 2상을 직접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안 회장에 따르면 임상 2상은 미국·유럽을 포함한 5개국에서 환자 80명 규모로 진행될 계획이며, 글로벌 CRO 선정과 계약도 이미 마친 상태다. 톱라인 결과는 2028년 상반기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도 질의응답에서 CP-012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임상 1상이라도 성공하면 라이선스아웃을 통해 일부라도 회수해야겠다는 절박함이 있었다"며 "하지만 임상 데이터를 보고 판단한 결과, 임상 2상까지 직접 가는 것이 훨씬 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만큼 비용 부담도 따른다. 그는 CP-012 임상 2상 비용으로 올해와 내년 각각 100억원가량이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이익 변동성 요인으로도 꼽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영업이익에 룬드벡과의 RNA 공동연구 계약에 따른 선급금 성격의 수익이 일부 반영돼 있으며, 올해도 추가 공동연구 계약이 성사될 수 있는 잠재력은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수익성에는 가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CP-012 임상비용 100억원이 올해 비용으로 반영되는 만큼, 매출 성장과 별개로 영업이익률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개구리가 더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는 과정으로 봐달라"며 시장에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RNA 플랫폼 역시 미래 가치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안 회장은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을 타깃 발굴부터 치료제 개발까지 가능한 통합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그는 룬드벡과 지난해 10월 체결한 전략적 연구협력 계약을 통해 RNA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이 계약은 선급금뿐 아니라 연구비와 인건비 지원, 전임상·임상·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로열티까지 포함한 구조로 알려졌다.
안 회장은 룬드벡 외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도 추가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하반기에는 콘테라파마에서 RNA 사업을 떼어낸 신규 법인 설립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새 RNA 회사는 희귀질환, 난치질환, CNS 외 적응증까지 겨냥해 자체 연구와 공동연구를 병행할 계획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를 단순 파이프라인 분할이 아니라, 자산별 가치를 각각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 재편으로 보고 있다.
OCI홀딩스 관련 질의 쏟아져
주총장에서 주주들의 가장 직접적인 불만이 쏟아진 부분은 최대주주 OCI홀딩스 문제였다. 일부 주주는 OCI홀딩스의 추가 지분 확보 지연과 오버행 우려, 그룹 차원의 지원 방향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한 주주는 "회사가 좋아지고 주가가 올라가면 OCI가 그때 들어오거나 빠져나가겠다는 것처럼 보인다"며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또 다른 주주는 "OCI를 보고 투자했는데 지주회사가 지주회사 역할을 못하면 시장이 재평가를 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OCI홀딩스는 부광약품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또 "OCI홀딩스에는 여러 계열사가 있고 그룹 전체 차원의 자원 배분과 결정 시점은 제가 100%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주주들의 문제 제기는 OCI홀딩스 측에 충실히 보고하겠다고 했다.
추가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는 "제2의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완전히 죽이는 일"이라며 재차 증자 가능성을 차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 부분도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대표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이 대표는 "과거 법률 검토 과정에서 오해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지만, 그 부분 역시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주가 부진과 회사 이미지 개선 방안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부광약품 본사 외벽 전광판 교체, 보다 적극적인 홍보, 기업가치 제고 이벤트 필요성 등이 제안됐지만, 회사는 비용 대비 효율성과 규제 문제 등을 감안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최근 기관 투자자 미팅 요청이 늘고 있고 거래량도 과거와 비교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조금씩 평가받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주주가 내년도 배당 지속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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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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