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행장 발탁·현지 회계기준 '흑자전환' 쾌거···외형 성장 청신호현지 당국(OJK·BI) 과태료·제재 공시 수두룩···지난해에도 12건 보고서 제출 지연 등 오퍼레이션 리스크 노출···관리 역량 제고 시급"
23일 KB국민은행의 '2025년도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KB뱅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회계기준으로 연간 1032억1600만루피아(약 90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구 부코핀은행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대규모 자본을 수혈해 온 KB국민은행이 5년 만에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이러한 턴어라운드의 핵심 동력으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KB뱅크는 지난해 5월 현지 금융 전문가인 쿠나르디 다르마 리에(Kunardy Darma Lie) 신임 행장을 수장으로 영입하며 경영 정상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지 밀착형 영업을 통해 기업금융(CIB)과 소매금융의 연계를 강화하고, 저비용성 예금(CASA) 확대 및 강도 높은 부실 여신 회수에 집중한 결과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지표가 가시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8월에는 사명을 기존 'KB부코핀'에서 'KB뱅크'로 변경하며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다.
다만 국내 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기준으로는 KB뱅크의 2025년도 당기순손실은 102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순손실(3606억 원) 대비 적자 규모를 70%가량 대폭 축소하며 손실 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1000억 원대의 적자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는 양국의 대출 충당금 적립 기준 등 회계 처리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K-IFRS의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적 개선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반복적인 '규제 리스크'와 내부통제 부실이다. 사업보고서에 적시된 제재 현황에 따르면, KB뱅크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국(OJK)과 중앙은행(BI) 등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과태료 부과 및 서면경고 등의 제재를 연이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당국의 제재 건수는 지난 2024년에만 10건을 훌쩍 넘겼으며, 지난해와 올해 초(2026년 1월 기준)까지도 제재 공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인 제재 사유를 살펴보면 고도화된 금융기법에 따른 규제 위반이 아닌, 기초적인 '오퍼레이션 리스크(운영 리스크)'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주로 통합상업은행보고서(LBUT), 금융정보서비스시스템(SLIK), 정기 감사보고서 등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필수 보고서의 지연 제출이나 데이터 입력 오류가 과태료 부과의 원인이 됐다.
특히 현지 중앙은행(BI)으로부터 BI-FAST 등 주요 지급결제시스템과 관련해 임시 중단 지적을 받는 등 IT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도 허점을 노출했다. KB뱅크는 앞서 차세대 전산시스템(NGBS)을 도입하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천명했으나, 정작 당국 보고 및 필수 결제망 관리 등 기본 인프라 운영 과정에서 잦은 오류를 범해 현지 규제 당국의 철퇴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외형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와 영업력 복원에 치중한 나머지,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 역량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인도네시아는 외국계 은행에 대한 규제 잣대가 엄격하고 당국과의 신뢰 관계가 영업 기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장인 만큼, 잦은 과태료 부과와 제재 이력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평판 리스크를 훼손할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KB뱅크가 '절반의 성공'을 넘어 완전한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단기적인 현지 기준 흑자 달성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시스템 오류와 보고 누락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강도 높은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무리 현지 밀착 영업으로 가시적인 수익을 낸다 하더라도, 현지 당국의 규제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기초적인 내부통제 부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은행 본점 차원의 강도 높은 점검과 IT 컴플라이언스 인프라 지원이 신속히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