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사들 근로자 건강·식품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 제기입주업체 권리와 단지 정체성 훼손, 행정 절차 문제 주장청주시, 예정대로 공사 강행 방침 고수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청주 현도산단 내 하이트진로, OB맥주 등 입주기업협의회는 법원에 충청북도의 산업단지 계획 변경 승인 고시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기각되자 최근 다시 항고 신청을 했다.
충청북도가 청주시 요청으로 지난해 현도산단 내 부지 용도를 '폐기물 매립장'에서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로 변경하고 사업시행자를 기존 입주기업에서 청주시장으로 변경하며 폐기물선별장 건립 권한을 부여한 부분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는 해당 부지가 과거 매립지 용도였다는 점, 선별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낮고 최신의 현대화 시설이라는 점 등을 들어 폐기물 선별장 건립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주 기업들의 의견은 다르다. 현대화시설이라고 해도 폐기물 선별장으로 인해 발생할 이동성 오염원까지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제조환경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입주 기업들의 주장이다.
실제 폐기물 선별장에서 검출되는 바이오에어로졸은 호흡기를 통해 기관지에 침투해 기침, 천식, 비염,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오염물질이 제조 공정에 유입될 경우 식품 안전에도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서경대학교 나노화학생명공학과 서성철 교수는 "폐기물 선별시설은 운영 과정에서 분진, 악취, 미생물, 바이오에어로졸 등 대기 중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는 시설이므로 이러한 환경영향에 대한 분석이 사업 추진 전에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에 따라 근로자들의 생존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주장이다. 하이트진로의 기숙사는 폐기물 선별장과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OB맥주와 하이트진로 생산공장 부지도 지척에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OB맥주 등 입주기업협의회는 청주시의 '폐기물 선별장' 선정 자체가 법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이들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꼬집고 있다. 해당 부지는 산업단지 내 폐기물 매립시설을 전제로 1991년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진 부지로, 현재 추진되는 시설의 성격과 운영 방식이 달라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하지만, 청주시가 한정적인 평가항목만으로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영향평가법 제33조에 따르면 사업의 종류나 규모 등 환경영향이 변경되는 경우 사업자는 변경된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을 다시 조사·예측·평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사업입지법상 사업시행자 변경도 문제가 된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설명이다. 산업입지법 제16조 및 동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 변경은 개발사업이 장기간 착수되지 않았거나 개발사업을 기간 내 완료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하지만 현도산단은 1994년 이미 조성 완료돼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단지로, 기존 사업 시행자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를 변경해야 할 법적 요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해당 기업들의 설명이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산업입지법 제48조는 기존 사업시행자 지위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청문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산업입지법이 정한 사업시행자 변경 요건과 행정절차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입주기업들은 ▲기존 폐기물 매립장 설립 취지와 용도 변경 ▲산업입지의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 기준 미충족 ▲불공정한 입지 선정과 형식적 의견 수렴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입주협의회 관계자는 "30년 넘게 이곳을 지켜온 식품 제조 공정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행정"이라며 "식품 기업의 특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더 이상 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청주시는 사업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이며, 예정대로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청주시 고시 집행정지 항고심 결과는 이르면 3월 말에 발표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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