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유류할증료 3배 올렸지만···LCC 줄도산까지 걱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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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3배 올렸지만···LCC 줄도산까지 걱정해야 하나

등록 2026.03.19 11:52

황예인

  기자

티웨이항공, 중동 사태 이후 첫 '비상경영' 사태 장기화 시, 업계 전반 확산 가능성 ↑LCC 대응 여력 부족···대규모 적자 불가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항공업계의 '안전 고도'를 위협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쌍둥이 악재가 저비용항공사(LCC) 전반을 경영 위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형국이다. 사태 장기화 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잔혹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대표주자인 티웨이항공은 급격한 경영 환경 악화에 대응해 이달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전격 돌입했다. 전사적인 투자 계획과 비용 구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고강도 자구책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은 전면 보류하되 정비·안전·운항 등 필수 예산만 유지하며 유동성 방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확대와 환율·유가의 급격한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라며 "안전운항 관련 투자는 유지하면서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분쟁은 항공업계의 아킬레스건인 원가 구조를 정면 타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치솟은 국제 유가는 항공유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강달러 현상에 따른 고환율은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외화 결제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중고로 작용한다. 중동 노선 폐쇄에 따른 우회 항로 이용은 비행시간 연장과 연료 소모량 증가로 이어져 비용 압박을 가속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내달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대비 3배 수준인 최대 21만 원까지 상향 조정한다. 연료비 상승분의 절반가량만 상쇄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해 근본적인 위기 타개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번 비상경영이 LCC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화물 사업이라는 대체 수익원이 부족하고 유가 변동 리스크를 분산할 헤지(Hedge) 수단도 마땅치 않은 탓이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LCC들이 겪었던 심각한 자본잠식과 경영난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대형 암초를 만난 셈이다.

과거 위기 당시 대한항공 등 FSC는 여객 급감을 화물 수요로 방어하며 흑자를 냈으나, 여객 비중이 절대적인 LCC들은 고사 위기에 직면하며 강도 높은 급여 반납과 휴업을 이어가야 했다. 최근 회복세를 타던 업황이 다시 꺾일 조짐을 보이자 타 LCC들도 비상경영 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경영의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황 악화의 심각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경영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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