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불장 외면받은 식품기업들···자사주 소각·배당 확대로 '주주 달래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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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 외면받은 식품기업들···자사주 소각·배당 확대로 '주주 달래기' 시동

등록 2026.03.15 09:01

서승범

  기자

결산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 잇따라 발표삼양식품·오리온 등 실적 우상향 기업 배당 확대일부기업은 이익 하락에도 주주가치 강화 위해 배당 유지

그래픽=박혜수 기자(AI 활용)그래픽=박혜수 기자(AI 활용)

국내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식품기업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내수경기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로 성장성이 제한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자, 주주가치를 높여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은 최근 결산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실적이 늘어난 곳들을 중심으로 배당성향을 강화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결산배당을 보통주 1주당 35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2.8%로 전년(주당 2500원(시가배당률 2.4%))보다 주당 1000원 인상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6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배당성향 20% 이상 배당정책 이행, 3개년 배당성향 점진적 상향, 주주환원 강화 방안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삼양식품도 배당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결산배당으로 2600원을 책정, 중간배당까지 포함해 지난해 배당금을 48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년(3300원) 대비 45.45%가량 늘어난 액수다.

실적은 하락했으나,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배당 기조를 유지한 곳도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2.7%, 당기순이익이 46.2%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주당 3300원으로 유지했다. 또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자사주 28만6672주 소각 방안도 발표했다.

롯데웰푸드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0.3%, 12.9% 줄었지만, 결산 배당금을 3300원으로 유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주가 부진이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증시가 반도체·AI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동안 식품기업 주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실제 오리온의 경우 실적 성장세에도 최근 1년 주가는 16.94% 오르는데 그쳤고, 농심(-2.48%), 롯데웰푸드(–3.22%), 빙그레(–18.12%) 등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안정적이지만 내수 침체로 성장성이 제한적인 산업이라는 평가가 주가 상승을 막은 것이다.

때문에 식품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주들에게 매력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기업들은 신규 자사주를 취득할 시 1년 이내에, 보유 중인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한다. 이에 코스피 상장사들 사이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종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배당 확대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정부 밸류업 정책과 맞물리면서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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