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제유가 150달러 넘을 수도"...러·우 전쟁 때보다 상승세 빨라

산업 산업일반

"국제유가 150달러 넘을 수도"...러·우 전쟁 때보다 상승세 빨라

등록 2026.03.09 09:36

수정 2026.03.09 10:36

이윤구

  기자

호르무즈 해협 마비 여파로 유가 100달러 돌파UAE·쿠웨이트 산유국, 생산량 감축 본격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미국과 이란의 충돌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앞으로 150달러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16.19% 상승한 배럴당 107.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8.98% 상승한 108.1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 급등의 원인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위협과 교전 여파로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조선들의 통행이 중단되거나 우회하면서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해상 운임 및 보험료가 폭등하여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란 전쟁 확전 양상 속에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인근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 감축에 돌입하며 공급 부족 공포가 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출길이 막히면서 원유를 보관할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유정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에너지 대란 공포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회피하고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는 시장 내 불확실성을 키워 유가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4년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어땠을까. 당시 국제 유가는 공급망 붕괴 공포로 인해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줬다. 전쟁 직후인 2022년 3월 8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39.13달러, WTI는 130.50달러까지 치솟았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2022년 한 해 동안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약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2021년 대비 약 40% 이상 급등했다.

당시 유가 급등 원인에는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수입 금지 및 가격 상한제 등의 제재를 가하자 공급 부족 우려가 극에 달했다.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와 원유에 의존하던 유럽이 대체 공급원을 찾으면서 국제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맥쿼리의 에너지 전략가 비카스 드위베디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몇 주 동안 지속되면 연쇄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여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가 급등은 미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8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450달러로 일주일 전 평균 2.984달러보다 15%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전 세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7%포인트, 세계 경제 성장률은 0.4%포인트 둔화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