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커지는 유리기판 시장···삼성·SK·LG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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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유리기판 시장···삼성·SK·LG '3파전'

등록 2026.03.03 17:22

전소연

  기자

SKC, 1조원 규모 유상증자 통해 사업 확장삼성전기, 日과 JV···올해 상반기 설립 예정LG이노텍, 국내 사업장에 시범생산 라인 구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유리기판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LG이노텍·SKC의 3파전이 본격화됐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 사업을 영위하는 3사는 올해 대규모 투자 단행과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유리기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유기(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유리기판이 부상하면서다.

일단 SKC는 지난달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소식을 알렸다. 증자 목적은 유리기판 등 차세대 소재사업의 실행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이다. 확보된 자금의 60%(5896억원)는 자회사 앱솔릭스의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입된다.

특히 SKC는 중장기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유리기판 사업을 꼽았다. 앱솔릭스를 통해 인증용 샘플 제작과 초도 상업 생산 준비를 병행하며 고객사 테스트 대응에 나서는 한편, 생산성 향상과 수율 안정화를 위한 장비 업그레이드도 추진하며 양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말 일본 스미토화학그룹과 유리기판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 제조를 위한 JV 설립에 나섰다. 해당 법인은 올해 상반기 설립될 예정이며, 설립이 완료되면 조기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유리기판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지난 2024년 유리기판 시장 진출을 선언한 LG이노텍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구미 공장에 유리기판 시범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곡 R&D센터에 유리기판 개발을 위한 장비 도입도 마쳤다. 또한 지난달에는 유리 정밀 가공 업체인 '유티아이'와 연구개발 협업을 맺고 유리기판 강도를 높이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내부 코어층을 플라스틱 대신 유리로 대체한 차세대 반도체 기판이다. 기존 유기기판은 반도체 사양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표면이 균일하지 않아 열과 압력을 가할 때 뒤틀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유리기판은 표면 거칠기가 10nm에 불과하기 때문에 잘 휘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유리기판은 초미세회로 구현이 가능하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다양한 소자를 내부에 넣은 뒤 표면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얹을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기판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40% 빨라지고, 전력 소비와 패키지 두께는 절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에 유리기판을 적용하면 센터 면적과 전력 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업은 SKC다. SKC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몇 년에 걸쳐 꾸준히 언급할 만큼 그룹 차원의 전략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현지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 대상 샘플 공급과 인증 절차를 병행하며 올해를 상용화 목표로 제시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과 문혁수 LG이노텍 사장도 직접 유리기판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장덕현 사장은 지난해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AI, 서버 등 기존 고객들과 협력해 코어 중심의 유리 기판과 글래스 인터포저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혁수 사장은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손잡고 유리기판 시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LG 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력 시너지를 통해서도 유리기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초기 수율 안정 여부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리기판은 공정 난도가 높기 때문에 양산 단계에서 품질과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 시장은 아직 초기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단기간에 우열이 가려지기는 어렵다"며 "결국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하고 주요 고객사 인증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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