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中화장품, K뷰티 편입 '꼼수'···국내외 소비자 오인 유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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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장품, K뷰티 편입 '꼼수'···국내외 소비자 오인 유발 우려

등록 2026.03.03 15:04

수정 2026.03.03 18:08

양미정

  기자

한국 스타일·한국 기술 등 부각국적 왜곡 프레이밍 논란 도마

중국 화장품업체 플라워노즈가 무신사에 입점했다. 출처=무신사 홈페이지 내 플라워노즈 캡처중국 화장품업체 플라워노즈가 무신사에 입점했다. 출처=무신사 홈페이지 내 플라워노즈 캡처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글로벌 진출 전략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단기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무신사, 쿠팡 등 국내 주요 플랫폼에 입점해 'K-뷰티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명분을 확보하고, 이를 해외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 오인 가능성과 윤리적 문제를 동시에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색조 브랜드 플라워노즈는 최근 무신사 뷰티에 입점하며 20%대 할인 행사를 진행, 아이메이크업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일부 공식 온라인몰 제품은 품절됐지만 무신사에서는 재고가 비교적 원활히 공급됐다. 초기 배정 물량을 플랫폼 중심으로 재조정하며 노출도와 판매 순위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할인과 수수료를 감안하면 수익성은 낮지만 브랜드 입지 확대가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또 다른 색조 브랜드 주디돌도 쿠팡 등 국내 온라인 채널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일부 제품은 중국 현지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단기 매출보다 플랫폼 내 노출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소비자보다 해외 마케팅 효과가 더 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한국 제조·한국 플랫폼'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우며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올리브영·무신사 입점은 품질 인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중국 브랜드는 동남아·미국 등 해외 이커머스에서 'K-beauty style'(K-뷰티 스타일), 'Developed with Korean beauty technology'(한국 뷰티 기술로 개발됐다) 등의 문구를 사용하며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기획과 IP가 중국에 있음에도 '한국 제조' 표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소비자가 이를 한국 브랜드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

공급망 전략도 비판적 시각이 가능하다. 상하이 기반 스킨케어 업체 다수는 일부 제품을 국내 ODM으로 전환하며 '한국 OEM 생산' 이력을 확보하려 한다. 마진이 30% 이상 낮아지더라도 한국 생산 이력을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확장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는 국적 프레이밍을 통한 브랜드 포장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단기적 매출이나 해외 이미지 확보가 장기적 브랜드 신뢰보다 우선되는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조라는 사실과 한국 브랜드라는 정체성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며 "국적 프레이밍이 과도하면 소비자가 혼란을 겪고 브랜드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프랑스 원료'나 '유럽 기술 협업'을 강조하며 신뢰를 구축했지만 브랜드 국적 자체를 전환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최근 일부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전략은 이러한 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윤리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관리와 업계 자율 규범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글로벌 뷰티 기준국가로 자리 잡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원산지·제조국·브랜드 국적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이 병행돼야 한다"며 "소비자가 '한국 제조'와 '한국 브랜드'를 혼동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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