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정재헌 SKT 사장 "'AI 전환' 없인 망한다는 각오···혁신 엔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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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SKT 사장 "'AI 전환' 없인 망한다는 각오···혁신 엔진 만든다"

등록 2026.03.02 08:00

바르셀로나=

유선희

  기자

모든 통신 인프라·서비스·상품 전반 AI로 재설계전 임직원 '1인 1AI' 정책으로 사내 업무 혁신자체 개발 모델부터 DC·AI 칩까지···풀스택 AI 강조

"SK텔레콤은 1등 사업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해킹 사고를 계기로 이제는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AI) 시대에서는 기존 통신 인프라와 레거시 시스템으로는 더이상 1등으로 남아있을 수 없다. 변화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정재헌 SKT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 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중심 통신사로 탈바꿈하는 한편 통신 서비스와 상품을 고객 친화적으로 전면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재헌 SKT CEO가 1일(현지 시간) 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인프라의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정재헌 SKT CEO가 1일(현지 시간) 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인프라의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이번 기자간담회는 지난해 10월 정 사장이 CEO로 선임된 후 공식적으로 마련된 첫 번째 자리다. 법조인 출신 정 사장은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텔레콤에 합류한 인물이다. 2021년 SK스퀘어 설립 시 창립 멤버로서 투자지원센터장을 담당하며 전략, 법무, 재무 등 회사의 주요 부서를 책임졌다. 2024년부터는 SKT 대외협력 사장으로 ESG·CR·PR 기능을 총괄했고, SK텔레콤 사장 취임 직전에는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거버넌스위원장을 맡았다.

정 사장은 통신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대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우선 통신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통합전산시스템을 AI에 최적화된 설계로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영업전산, 회선관리, 과금시스템 등 모든 통합시스템 역시 AI 중심으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초개인화된 고객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요금제, 멤버십 등을 설계, 제공할 방침이다. 모든 시스템에 걸쳐 제로 트러스트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철저한 인증, 권한 관리, 망 세분화, AI 기반 통합보안관제 등을 통해 정보보호 수준을 강화한다.

아울러 AI를 활용해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자율화하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 전략도 본격화한다. 무선 품질 관리, 트래픽 제어, 통신 장비 및 시설 운영까지 사람 중심의 운영 방식을 AI 기반 자율 구조로 전환해 고객 체감 품질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지국과 스마트폰 간의 복잡한 무선환경을 스스로 학습하는 AI-RAN 기술을 통해 빠른 속도와 끊김 없는 초저지연 통신을 구현할 계획이다.

통신 서비스와 상품은 고객 친화적으로 재설계하고 양방향 소통도 강화한다. 요금, 로밍, 멤버십은 직관적인 구조로 재설계하고 자동으로 맞춤 패키지를 제시하는 등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고객이 처음 로밍 서비스를 신청할 때 로밍 할인 혜택과 기내 와이파이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하거나 여행을 마치면 바로 다음 여행을 위한 데이터 충전 쿠폰을 발송하는 식이다.

SK텔레콤 자체적으로도 AX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내에 부서별·개인별 AI 활용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AX 대시보드'를 구축해 조직 전반의 AI 전환을 가속화한다. 'AI 보드'를 운영해 AX 전담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임직원들이 AI를 업무에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 및 문화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SKT는 모든 임직원이 최소 하나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1인1 AI' 제도도 추진한다.

(왼쪽부터)한명진 SKT MNO CIC장, 정재헌 SKT CEO, 정석근 AI CIC장, 유경상 AI CIC장이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왼쪽부터)한명진 SKT MNO CIC장, 정재헌 SKT CEO, 정석근 AI CIC장, 유경상 AI CIC장이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정 사장은 대한민국 전역에 1기가와트(GW) 이상의 초거대 AI 데이터센터(DC)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 의지도 드러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아시아 최대 AI데이터센터 허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울산에 1GW급 하이퍼스케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AI와 협력하는 서남권 AI DC 구축을 더해 'AI 인프라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을 올릴 수 있는 자체 설루션 '페타서스 AI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정 사장은 "데이터센터 사업에는 수요와 부지, 에너지, 칩이 중요하다"며 "다행히 SK그룹 계열사들은 해당 부분에서 글로벌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AI 풀스택이 가능한 기업이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정 사장은 이날 제시한 SK텔레콤의 비전을 위해 과감한 비용 투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용이 상당히 들겠지만 업의 본질과 고객 근간을 제대로 단단하게 다져 놓기 위해서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 단위 이상의 비용이 들더라도 투자를 과감하게 실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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