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혁회의 안건 상정 이후 1년 3개월 만상해등급 12~14급 8주 초과 치료 시 추가 심사 한의계, 심사 기관·기간 기준 등 제도 지적 여전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8주 룰을 골자로 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일을 오는 4월 1일자로 확정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한 지 1년 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보험업계는 시행을 앞두고 시스템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해 온 경상환자 치료 데이터 통계 분석 연구용역을 최근 마무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건별 통상 입·통원 일수와 적정 최대 치료 일수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이달 중으로 완료할 방침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하 자배원)도 8주룰 안착을 위한 예산 책정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손해보험사들도 제도 시행에 따른 인력 재편 등의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상 업무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돼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조정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3년 표준약관 도입 당시에 이미 관련해서 인력조정을 마친 상태"라면서 "향후 추가로 제출서류를 심사하는 업무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사전준비가 한창이나 또다른 이해 관계자인 한의업계에서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의 개선안에서 보험사가 가입자들의 심사를 맡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국토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으로 심사기관이 잠정 변경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한의업계는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세종 국토부 청사 앞에서 진행하던 시행규칙 철폐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재개할 방침이다. 해당 시위와 별개로 내달 3일까지 한 달간 관할 경찰서에 정식 집회 신고 절차도 완료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국토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시행규칙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약속했음에도 제도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며 "심사 기관을 자배원으로 변경하는 것 외에 그 어떤 요구도 수용하지 않고 있어 집단 행동에 나서려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의계는 지난해 9월 국토부와 자배원이 이와 관련해 공동 개최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현황 및 개선 정책 방향 개정안에서 금융당국이 지정한 진료 기간 8주 제한에 대해 의학적, 합리적,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에도 협회는 성명을 통해 "교통사고 피해 국민의 정당한 치료받을 권리를 보험사 이익과 맞바꾼 처사이자 초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의연대는 최근 논평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전체 교통사고 피해자의 95%에 달하는 경상환자의 보상권을 사실상 제한하는 내용"이라며 "상해 12~14급에는 척추 염좌나 단순 타박상 등 흔한 부상이 포함되는데, 이를 사실상 보상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보험사의 수익 보전을 우선시한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한의업계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제도 도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미 2023년 장기 치료 시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기준을 도입한 만큼, 관련 시스템과 실무 대응이 상당 부분 구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2020년대 들어 자동차사고 경증 환자들이 한방병원으로 몰리면서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가 조 단위까지 증가했다"며 "이른바 '나이롱 환자'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한방병원이 늘어난 결과인데, 이 때문에 보험사가 한의업계의 수익구조를 떠받치는 지금의 왜곡된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2023년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경상환자의 4주 초과 장기 치료시 진단서 제출 체계가 마련된 바 있어 8주 룰 도입에 따른 실무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제외하면 초기 시행 과정에서 큰 어려움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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