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재벌가 미디어 장벽 낮아졌다··· 3·4세가 벗겨버린 '비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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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미디어 장벽 낮아졌다··· 3·4세가 벗겨버린 '비밀주의'

등록 2026.02.17 09:05

이승용

  기자

공식 행사에서 SNS로··· 노출 무대와 확산 속도가 달라졌다'비노출 리스크' 커지자··· 재계, 이미지 관리 전략을 바꿨다공백이 추측을 키운다··· 노출로 기업 평판을 정돈하는 방식

재벌가 미디어 장벽 낮아졌다··· 3·4세가 벗겨버린 '비밀주의' 기사의 사진

과거 재벌가가 추구하는 생활신조는' 조용히'였다.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드러내더라도 사진 한 장 남기지 않도록 동선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얼굴이 알려지면 잡음이 생기고, 잡음은 곧 기업 리스크로 돌아온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반대로 재벌 3~4세의 미디어 노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공식 행사나 보도자료 사진처럼 기업이 정한 틀 안에서만 얼굴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TV, SNS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일상 장면을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예전처럼 안 보이게 막는 방식보다는 노출을 전제로 보이는 방식과 톤을 조절해 대중과의 거리를 관리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그룹은 신세계다. 이명희 총괄회장의 손녀이자 정유경 회장의 장녀로 알려진 '애니(문서윤)'가 혼성그룹 '올데이 프로젝트' 멤버로 데뷔하면서 재벌가의 노출이 '우연히 찍힌 한 컷'이 아니라 '적극적인 등판'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벌가 자제가 아이돌이라는 형태로 대중 앞에 서면서 관심은 "이 집안이 왜"라는 궁금증을 넘어 친근하게 와닿는다.

'창업주 가문'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로 알려진 이해진 의장의 아들로 알려진 아티스트 로렌(LOREN)은 음악·패션·모델 활동을 통해 대중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런 장면들이 몇몇 사례로 그친다면 '이례적 선택'으로 정리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3·4세들의 노출은 SNS에서 더 빠르고 일상적인 형태로 축적되어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녀 딸 이원주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에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대중이 '재벌가의 일상'이라는 콘텐츠로 소비한다. 이밖에도 대림그룹 4세 이주영씨, 오뚜기 3세 함연지씨 등 SNS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언론이 공식 일정으로만 포착하던 영역이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이 변화는 권위와 거리감으로 인식되던 재벌가의 이미지를 보다 부드럽게 조정하는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기업 브랜드 역시 사람을 통해 소비되는 시대인 만큼 오너 일가의 이미지 변화는 곧 그룹 전체의 인식 변화로 이어진다. 신세계의 애니가 아이돌로, 네이버 창업주 가문의 로렌이 아티스트로 대중 앞에 서는 장면은 그 변화가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재벌가의 미디어 노출은 점점 '가능한 선택지'로 편입되고 있고, 재계의 커뮤니케이션도 이제는 노출을 막는 기술이 아니라 노출을 관리하는 기술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카메라 앞에 선 3·4세들은 스타이자 콘텐츠이면서, 동시에 기업 브랜드가 내놓은 가장 직접적인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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