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저는 무제한 씁니다.
박충권 의원: 무제한이면 얼마짜리입니까?
김영섭 대표: 금액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박충권 의원: 보조금은 받아보셨습니까?
김영섭 대표: 아··· 오래돼서 잘···
박충권 의원: 선택약정은 12개월, 24개월 중 어떤 것 쓰십니까?
김영섭 대표: 아···
김 대표는 자사 '통신 전문가' 575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들었다. KT가 발표한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 자회사 두 곳(KT OSP·KT P&M)을 만들어 인력을 재배치 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10년 이상 근속자와 정년 1년 남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받는다. 응하지 않은 직원은 '토탈영업TF'라는 부서로 옮겨, 지역 영업 및 고객불만 대응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남아 있어도 원거리 출근하면 힘들지 않을까" "회사 분위기상 자회사로 옮겨 가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힘들어도 남아서 버텨야 한다" "보상금이라도 챙겨서 나가자" 등 의견이 갈린다.
뚜껑을 열자 실제 희망 인원은 저조했다. 목표치에 훨씬 밑도는 1957명만이 회사 요청에 응했으며, 이 중 1308명이 자회사로 전출을 희망했다. 대상자 중 649명은 희망퇴직을 선택한 것을 알려졌다.
추가로 신청 기한을 연장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 단언했지만, 오는 4일까지 신청 기일을 늘리고 추가로 대상자를 받고 있다. 저조한 임직원 반응에 팀장 등 직급자들을 중심으로 대상자 특별 면담도 진행 중이다. 각 지역별로 수차례 대규모 설명회도 이어오고 있다.
전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더 커졌다. 안창용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은 "(토탈여업TF에서 근무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모멸감에 자괴감도 드는 등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인데 못 버티겠느냐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고 했다. 자회사로 떠나지 않으면 삶이 고달플 테니 좋게 말할 때 가라는 식의 보도가 불을 붙였다.
임직원들은 "아주 대놓고 협박을 하네" "지부장이나 상사들 회유에 넘어가면 안 된다" "어떻게든 남아 있어야 손해를 덜 본다" 등 반응이다. 영상에서도 한 전출 대상 직원은 "우리가 (자회사로) 안 넘어가면 '미운 오리 새끼'가 되는 거냐"며 크게 항의했다.
당초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회사에 온 김 대표다. 온갖 우려에 김 대표는 "인위적인 구조정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1년 만에 "구조조정 없으면 심각한 문제 봉착"한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자신의 요금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아니면 그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대표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에 동참할 직원이 있을까 싶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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