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살펴보면 각종 층간소음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제공한다. 청소기‧의자끌기‧걷기‧어린아이달리기 등 다양한 층간소음을 제공한다. 그리곤 층간소음매트‧슬리퍼‧충격방지패드를 사용했을 때 소음이 달라지는 것도 들어볼 수 있다.
이웃 간에 배려하자는 것이 무엇이 나쁘겠냐만, 건물을 지은 주체가 자신의 책임보단 입주자에게 층간소음의 탓을 전가하는 것 같아 입이 쓰다. 서비스엔 슬래브 두께나 완충구조, 마감재 등 시공에 따른 소음변화도 제공하고 있긴 하다. 그럼 층간소음이 있는 아파트는 저 시공법을 알면서도 안 했다고 인정하는 꼴이 아닌가.
사실 층간소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건물구조를 바꾸면 된다. 생각해보시라. 여러분들이 일하는 사무실에선 구두를 신고 다니는데도 층간소음이란 것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 유럽‧미국에선 집안에서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는데 층간소음 갈등이란 것이 우리만큼 심한가? 정답은 우리나라 아파트와 오피스빌딩, 해외의 아파트는 건물구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파트와 다른 건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보'가 있느냐의 여부다. 대들보의 그 '보'다. '보'는 세로로 세워진 기둥을 가로로 연결해 건물을 지탱함과 동시에 천정과 기둥을 분리시켜 소음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럼 우리나라에선 왜 '보'를 만들지 않을까? '돈' 때문이다. 보를 넣으면 그 높이만큼 층고가 높아진다. 보를 시공하는 자재비 외에도 층고가 올라간 만큼 마감재 등 추가 자재가 더 든다. 품도 더 들어가니 인건비도 더 써야 한다. 짓는 속도도 더 느리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10~30%의 공사비가 더 발생한다.
하지만 30~50년, 100년 뒤를 생각하면 보가 있는 건물이 유리하다. 지금 우리네 아파트는 30년 정도만 지나면 벽속에 묻어둔 배관이며 전선 등 각종 설비가 낡아서 손을 쓸 수가 없다. 벽이 갈라져도 깊은 속까진 보수가 안 된다. 결국 다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을 하는 이유다. 보가 있는 건물은 전면 철거를 할 필요가 없어 개‧보수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이쯤 되니 왜 LH가 이웃소리 듣고 배려심을 기르자 했는지 이해가 된다. 층간소음 아파트를 선택해 온 것이 다름 아닌 우리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짓는 아파트의 70% 이상은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된다. 거기서 공급자는 소비자이기도 한 주민이다. 싸게 지어 비싸게 팔고자 하니 층간소음 아파트를 만든다. 내 집을 지어도 사정이 이런데 건설사에서 땅을 사서 집을 지어 파는 '자체사업'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인 LH와 정부의 대응 방안은 아쉽다. 최근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해 임대주택 축소와 용적률 완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때 층간소음 없고 하자 없는 아파트인 '보' 있는 집을 짓는 조건으로 사업성을 완화해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이 있듯, 의식주(衣食住)는 의식(意識)이 펼쳐지고 활동하는 무대다. 층간소음에 민감하고 이웃 간에 반목하는 공동체에서 올바른 공동체정신이 생기겠는가? 대들보가 없는 집에 대들보 같은 사람이 나겠는가?
요즘 흑백요리사 방영 후 '파인다이닝'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고 한다. 이제 우리가 사는 집도 '파인하우스'를 찾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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