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 '차세대 비만약' 탄생 기대에 17일 신고가 기록 후 주춤일라이 릴리와의 본계약 체결 기대로 한 달간 주가 85% 급등최대주주 최호일 대표의 낮은 지분, 지속적인 영업적자는 '위험'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펩트론은 전 거래일 대비 2600원(2.72%) 내린 9만2900원에 장을 마쳤다. 펩트론은 지난 7일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 공시된 후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 17일에는 장중 10만4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고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펩트론이 일라이 릴리가 체결한 계약은 펩트론이 보유한 롱액팅(약효 지속 시간 조절)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데포' 기술을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인 레타트루이드를 포함한 일라이 릴리 보유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기 위해 14개월 동안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계약 금액이 전년도 연간 매출액 10% 이상일 때 공시 대상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3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위고비의 아성을 넘을 '차세대 비만약'이 탄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이면서 펩트론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왔다. 지난 9월 20일 5만394원이던 주가는 지난 22일(종가 기준) 9만2900원으로 한 달간 84.35%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평가계약에 이어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테오젠의 경우 머크와 2020년 비독점 계약 후 지난 2024년 2월 임상 3상 중 독점 및 판매 로열티 구조로 계약을 변경하면서 키트루다SC 1개 품목만 1.4조원 규모로 확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펩트론은 지난 11월 LG화학과 판권 계약한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 1개월 지속형 제품을 개발한 이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공장 증설 계획이나 기술 평가 계약이 본계약 및 상업화로 이어질 가장 큰 증거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펩트론은 올해 8월 16일 1200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주가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일라이 릴리와의 계약 체결 소식에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유상증자 목적이 공장 설비 증설인 만큼 회사가 본계약 성사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펩트론은 유상증자 자금 중 650억원을 시설자금에, 550억을 운영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다. 2026년 6월까지 신공장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준공을 마칠 경우 펩타이드 기반 약효지속성 의약품의 생산 규모는 현재 10배에 달할 예정이다.
다만 최대주주인 최호일 펩트론 대표의 지분이 지나치게 낮은 점, 최근 3년 동안 연매출이 하락세를 그렸다는 점 등은 투자 위험으로 지적된다.
펩트론의 연간 매출액은 2021년 66억원, 2022년 58억원, 2023년 33억원으로 줄었다. 펩타이드 소재와 CDMO 등을 포함한 제품 매출은 18~21억원 수준으로 비슷했으나 표적항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PAb0010ADC) 기술이전 계약금 33억원, 표적항암세포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금 20억을 수령한 2021년과 2022년과 달리 2023년 계약금으로 인한 매출이 없었던 탓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펩트론의 연간 영업손실은 2021년 157억원, 2022년 152억원, 2023년 15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50억원, 151억원, 15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83억원으로 작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기타 비용이 31억원을 기록하며 순손실도 122억원으로 불어났다.
최호일 대표의 지분율은 7.53%로 유상증자 이후에는 6%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 비율은 한 주당 0.1244109996주로 현재 발행주식 총 수인 2065만7350주의 약 12%인 264만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펩트론은 2022년 정관에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해 적대적 인수합병이 있을 경우 경영진에게 퇴직금누계액의 20배를 지급하도록 한 바 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