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가구 물량 시장 안정화 효과 미지수토지 보상액 시장 불안요인 작용 우려도"미래세대 위한 취지 맞지 않아...기존 신도시 집중해야"
정부는 8일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서울과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를 활용해 내년까지 총 8만 가구 공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1.10 대책 당시 올해 신규택지 발굴 목표를 2만 가구로 잡았던 데 비해 4배 규모다. 올해 11월에 서울을 포함한 5만 가구를 먼저 발표하고 나머지 3만 가구는 내년 발표 예정이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에 따르면 5만 가구 중 1만 가구 이상은 서울 물량이 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공급량이 1만 가구밖에 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효과만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서울 그린벨트 해제는 강북은 정말 산이므로 결국 강남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강남권에서 1만 가구 물량으로 시장 안정효과를 얻을 수 있냐가 관건이다"며 "우리는 앞선 경험으로 강남 집값 안정이 해당 물량으로는 쉽지 않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 그린벨트 해제 필요성은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그린벨트 해제로 인해 서울 도심 주택가격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린벨트 보상비가 시장에 풀리면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그린벨트를 풀게되면 보상된 금액이 도심이나 주택가격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후 로또 분양 등의 추가적인 악영향에 대한 부분도 우려된 부분이다. 실제 앞서 그린벨트 해제 후 공급된 분양형 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돼 나중에 주변 시세 수준으로 수억원의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 '로또 분양'으로 불리며 대규모 인기를 끌었고 이는 다시 주변 시세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본부장은 "지금도 '줍줍' 아파트들에 로또 청약 열기가 뜨겁다. 이전 그린벨트 해제로 인해 공급된 분양에도 대규모 인원이 쏠리며 부동산 투기열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었다"며 "실수요자들만을 위한 공급이면 차별논란이 생길 것이고 그렇다고 다 오픈하면 부동산시장이 투기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지금까지 계획한 신도시에 집중해서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더 나은 방안으로 꼽았다.
송 대표는 "도심에서 재건축재개발 비아파트로 활성화하고 3기신도시 등 기존 택지를 활용하는 게 문제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아파트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이 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부문 수석위원은 "공급의 대안 중 서울과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주택 물량 확보는 그 취지로 밝힌 미래세대를 위한 것과는 거리가 오히려 멀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은 인구 1인당 도시 녹지 면적이 24.79㎡로 전국 266.01㎡의 1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녹지 면적이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서울 인근의 보존 가능한 지역은 미래세대를 위해 지키고, 지금까지 계획한 신도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수서역 동쪽과 김포 고촌 같은 지역의 서울 외곽 및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에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권대중 교수는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고 녹지를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며 "난개발 방치 차원인데 개발이 안되고 난개발이 우려되지 않는 곳은 그린벨트의 목적과 맞지 않기 때문에 개발이 오히려 필요하다. 다만 산림을 훼손하면서까지 공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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