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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원달러 환율과 한미 증시간 수익률 격차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원달러 환율과 한미 증시간 수익률 격차

등록 2024.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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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과 한미 증시간 수익률 격차 기사의 사진

최근 미 연준은 통화정책의 기준금리가 되는 연방기금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최근 들어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대신 동결을 선택했다. 연준의 긴축기조는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월 이후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과 대조적이다. 미 연준의 물가상황 판단의 기준지표가 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국의 물가수준은 연준의 물가 목표 수준인 2.0% 수준에 다다르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미 통화정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상기와 같이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여전히 강세장이다. 올해 7월 초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나스닥 지수는 연초대비 최근까지 약 18% 상승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국내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은 동 기간중 9.6%에 머무르는 등 나스닥 지수 수익률의 약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 연준의 긴축기조에도 미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물가안정에 따른 민간부문의 소비와 투자개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에 기인해서, 올해 2분기 미국의 개인소비·민간투자 증가율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2.3%, 8.4% 증가했다. 소비와 투자의 호조세는 미국의 2분기 국내 총생산성장율을 2.8%(직전분기대비 연율환산)나 개선시켰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답보상태이다. 미국보다 2%포인트나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최근 코스피 지수는 올해 3월 중순에 기록한 2,700 포인트 중반선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인은 미국과 달리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높은 물가상승률에 기인해 민간소비·투자는 동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2% 감소했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1.1%, -2.1% 부진했다. 이로써, 국내 총생산성장률은 이전 분기대비 0.2% 감소했다. 우리 경제의 수출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 부진은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주가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큰 격차의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높아진 원달러 환율은 한미 증시 간 수익률 격차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한미 주가지수 수익률 격차(나스닥 지수와 코스피 지수 간 주간수익률 차이)와 원달러 환율 변화율 사이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해당 상관계수는 약 0.15로 확인된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의 경우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5% 이상 상승하는 등 원화가치 약세는 지속되어 왔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를 감안할 때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유인을 낮추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과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을 감안하고, 국내 증시에 투자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국내 주식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value-up)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정부는 세제인센티브를 통해 국내 상장사의 가치 제고에 노력 중이다. 즉, 배당성향 제고·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환원에 적극적 기업에 한해 법인세 세액공제와 함께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주주 대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및 원달러 환율로 인한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 유인 감소는 밸류업 프로젝트의 효과를 감소시킬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연구논문(2008년)에서도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은 환율과 미국 주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국내 증시의 수익률 영향요인으로 지적했던 미국 주가, 국제 금리수준,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중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장 큰 편이었다. 특히, 환율 상승이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주가 상승기에 비해 주가 하락기에 더욱 컸던 것으로 확인된다.

필자의 연구결과는 해외연구자의 논문 결과와도 부합된다. 싱가포르 주식시장을 연구한 메이사미와 코(Maysami와 Koh: 2000)도 자국통화의 강세는 수입물가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고, 자본수지 유입을 통한 주식시장의 유동성 증가를 유발하여, 주가 상승을 견인한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한미 증시의 수익률 격차는 향후 원달러 환율의 추이에 긴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상승 추세는 투자유인을 저해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원유 및 식자재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메이사미와 코가 지적한 것처럼 자국 통화인 원화가치의 보존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추어 통화당국의 적극적 물가안정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억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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