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지표준수율, 하이트진로 46.7%·롯데칠성 73.3%배당 예측가능성 미충족···하이트진로, '고배당' 정책롯데칠성, 이사회 준수 '양호'···여성 임원 9명 중 2명
하이트진로·롯데칠성, 지배구조 성적 '희비'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올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발간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이 전년(53.3%)보다 6.6%포인트(p) 떨어진 46.7%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은 2022년 80%에서 소폭 하락한 73.3%를 기록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상장기업이 핵심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주주보호 원칙과 이사회 감독, 내부 감사기구의 업무 수행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올해는 핵심지표 준수 항목이 2022년과 일부 달라졌다. 감사기구에 대한 항목이 하나 줄고 주주에 관한 항목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이 추가됐다. 또 이사회에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이 생겼다. 주주환원 정책과 성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모두 배당 예측가능성은 준수하지 못했으나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을 선임하고 있어 이사회의 성 다양성은 충족했다. 주주 부문에선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2주 전 소집공고를 공시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모두 갖추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향후 3년 간 배당성향 20% 이상 유지할 것을 명시했다. 롯데칠성은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한다. 다만 물적분할 등 진행 시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등 별도의 주주보호 정책은 미비했다.
배당성향은 하이트진로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배당성향이 186.8%로,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은 950원이다. 하이트진로의 배당성향은 2022년(76.4%)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의 배당성향은 전년보다 5.2% 하락한 20.6%, 주당 배당금은 3400원으로 나타났다.
'소주 1등' 하이트진로, 지배구조 '낙제점'···전반적 취약
하이트진로의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은 46.7%로 주요 10대 식품기업 중 '최하위' 수준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주주 부문 신설 항목 1개를 지키지 못 해 총 15개 항목 중 7개만 충족했다.하이트진로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이사회 의장은 김인규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는 지키지 못 했으나 이사회 성별구성 특례 적용 의무로 여성 사외이사 1명을 두고 있어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은 해당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사회 내부에서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를 갖추고, ESG위원회(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을 제외한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하이트진로는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부문 전반이 고루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기구 부문에선 '독립성'이 미흡했다. 하이트진로는 감사위원회 지원조직으로 회계팀과 회계정책팀, 윤리감사팀과 ESG팀을 두고 있으나 이들 조직은 대표이사로부터 독립되지 못했다. 또 경영진 참석 없는 외부감사인과의 회의는 분기별 1회 이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사회 부문에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이 부재했다. 하이트진로는 해당 사항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필요 시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따른 원칙과 내부 프로세스 기준을 이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후보와 후보 교육 절차도 실시하지 않았다.
또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기준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명확히 하고 있으나 선임 이후 개별성과 등에 대한 평가 여부는 모호했다. 자유롭고 비판적인 의사 개진 및 독립성 보장을 위해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외이사의 보수는 고정급 형태지만, 사내이사 보수에 대한 정책 기준은 마련해 공개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경영진 참석 없이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결산감사 후 매 분기 직접 보고를 원칙으로 보고를 받고 있으나 감사위원과 외부감사인과의 일정 등의 문제로 대면 2회, 서면 1회로 진행했다"며 "당사의 핵심가치와 비전을 실현할 자질과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 절차를 마친 후보자들 중 승계 시점 당사 대표이사로서 전략적 역할을 고려해 최종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과 장남 박태영 사장, 차남 박재홍 부사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이 등재돼 있다. 그중 박태영 부사장이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어 박 부사장은 향후 하이트진로의 2030년 글로벌 비전인 '진로의 대중화'의 주역을 담당할 걸로 기대된다.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소주 브랜드 '진로(JINRO)'를 통해 세계 1위 소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하노이에 소주 공장을 짓고 2030년 해외 시장 소주 매출액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소주 제품 수출국은 80여개국, 글로벌 전략 국가는 17개국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한편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핵심지표준수율이 26.7%로 최저점 수준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경영 컨설팅 목적의 지주회사로, 작년 하이트진로와의 배당금과 로열티 등에 의한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99.4%(400억원)에 달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배당성향이 1341.6%로 역시 고배당 정책을 시행 중이다. 특이점은 배당성향이 2021년 30.2%, 2022년 36.3%에서 1년 새 대폭 증가한 부분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은 박문덕 회장과 특수 관계인이 65.91%를 보유하고 있는데, 사실상 오너일가 등의 자금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 띄우는 롯데칠성, 이사회 평가 '양호'
롯데칠성은 올해 신설된 주주 항목을 준수하지 못해 지난해 핵심지표 준수율이 80%에서 73.3%로 하락했다. 감사기구 부문은 모두 준수했고, 이사회와 주주 부문 항목을 각각 2개씩 충족하지 못해 15개 항목 중 11개를 충족했다.
롯데칠성은 4명의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로 총 9명의 이사를 두고 있다. 박윤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담당하고 있어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는 지키지 못했다. 다만 여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각 1명씩 선임하고 있어 성 다양성 항목에는 부합했다.
롯데칠성은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내부거래감시위원회 ▲ESG위원회 등 6개의 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전원 사내이사, 이외로는 전원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했다.
사외이사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선임 이후 이사회 참석률, 적극성 및 기여도, 자문제공 여부, 리스크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기여도 등을 개별 평가하고, 수치화 가능한 지표 위주로 객관성을 확보했다. 다만 사외이사 보수 정책은 독립성 저해 가능성을 고려해 평가와 보상을 연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이사회 활동 평가를 통한 보수 제도 연동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감안해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사내이사의 경우는 경영성과와 개인별 평가를 통한 변동급 및 당사의 발전에 공로가 큰 임원에 대한 특별 상여금을 임원보수규정에 의거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웰푸드에 이어 롯데칠성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국정농단과 업무상 배임죄 등 혐의로 유죄를 받았으나 2022년 8월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았다. 이후 2023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롯데칠성으로 복귀해 롯데칠성에선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에 해당하지 않았다.
롯데칠성은 과일 소주 브랜드 '순하리'를 통해 해외 판매를 확대했다. 올해부턴 제로슈거 소주 브랜드 '새로'도 수출 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롯데칠성의 소주 수출액은 6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동남아에 이어 유럽 국가로 수출을 확대해 더욱 성장할 걸로 기대된다.
롯데칠성의 해외 판매 비중은 주류보다 음료 부문이 더 크다. 롯데칠성은 음료 대표 브랜드인 '밀키스'를 내세워 지난해 해외 매출 45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필리핀펩시의 실적이 편입되면서 해외사업 비중은 지난해 22% 수준에서 올해 38%에 달할 걸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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