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인적분할···로보틱스와 합병·주식 교환"사업 개편 차원에서 결정···시너지 극대화 위해"지난달 인수한 모트롤도 로보틱스서 사업 영위
11일 두산은 이사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사의 분할,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밥캣 지분 46.06%를 보유한 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한다.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신설회사로부터 지분을 모두 이전받고 그 대신 에너빌리티 주주에게 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지급하게 된다. 아울러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밥캣 지분의 공개매수 등 절차를 거쳐 이 회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두산의 이 같은 계획엔 소형 건설기계 시장과 협동로봇 시장에서 각각 글로벌 탑티어로 자리 잡은 두 회사를 합병해 건설기계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을 100% 자회사로 두는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유럽에 걸친 강력한 네트워크와 자금력 그리고 경영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두산밥캣의 생산시설 자동화 확대에 따라 해당 시설에 대한 협동로봇 제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것도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또 두산밥캣으로서는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화할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모션 제어 기술 개발, 비전 인식 기술 강화, 고성능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양사가 개별적으로 진행해오던 R&D(연구개발) 과제를 공동 수행함으로써 중복투자를 걷어내고 시너지를 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두산은 지난 2020년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으로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매각 후보에 올랐던 두산밥캣을 팔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합병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이다.
실제 2020년 당시 두산중공업은 약 5조원에 달하는 은행권 채권을 보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에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업계는 두산건설과 함께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을 가장 유력한 매각 후보로 예상했다. 다만 두산그룹은 밥캣을 뺀 두산인프라코어만 HD현대에 넘겼고, 이후 밥캣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합병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사업 개편 차원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북미, 유럽 등에 걸쳐 보유한 강력한 네트워크 및 파이낸싱 역량 그리고 경영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선진시장에서의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두산밥캣이 인수한 모트롤에 대해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다가, 모트롤과 함께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영위는 그대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밥캣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 지분 100%를 246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트롤은 국내 최초로 유압기기 개발을 시작한 업체로, 당시 스캇 박 두산밥캣 회장은 "모트롤과의 수직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외부 물량 확대로 모트롤의 외형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이 그룹 내 '알짜 회사'인 만큼, 이번 합병으로 건설기계 시장서 압도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9조7589억원, 영업이익 1조38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영업이익은 3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2%다.
한편, 두산은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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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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