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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비싼 값하는 현대차 ST1···전동화·물류 혁신 다 잡았다

산업 자동차 야! 타 볼래

비싼 값하는 현대차 ST1···전동화·물류 혁신 다 잡았다

등록 2024.06.07 07:36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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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된 포터 대체자···배송 특화 기능으로 차별화화물차지만 승용차 같은 주행감성···효율도 '합격'높은 판매가격 '변수'···"총소유비용은 되레 절감"

현대차 ST1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ST1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지난 2004년부터 무려 20년간 풀체인지(완전변경)없이 판매돼 온 포터가 드디어 물러날 때를 맞게 됐습니다. 현대차가 전동화 전환기에 새롭게 내놓은 'ST1'은 모든 면에서 포터를 앞섰는데요. 이번 시승은 지난 20년간 현대차의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ST1은 장기적으로 포터의 자리를 대체할 게 분명합니다. 보닛이 없는 포터는 강화된 안전규정을 충족할 수가 없거든요.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소형 화물차에 대한 충돌 테스트 기준을 순차적으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2027년부터 문열림 등 기타 기준까지 강화되면 보닛이 없는 포터는 충돌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죠.

ST1의 전면부 생김새는 앞서 출시된 승합차 스타리아와 거의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리아 밴과 ST1이 같은 차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스타리아 밴은 단순히 승객석을 적재함으로 바꾼 모델이고, ST1은 태어날 때부터 '물류운송'에 최적화된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이니까요.

ST1의 운전석에 앉아보고 처음 든 생각은 "화물차 맞아?"였는데요. 시트 포지션이 포터에 비해선 낮은 편이고, 스티어링 휠부터 풀컬러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까지 승용 감각이 두드러졌습니다. 승합차인 스타리아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이식한 모습이라 확실히 신차 느낌이 납니다.

현대차 ST1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ST1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ST1은 일단 타고 내리기 편했습니다. 수시로 승하차해야하는 택배기사님들이 크게 환영할 만한 설계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운전석 뿐만 아니라 적재함도 포터보다 훨씬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었습니다. 적재함의 스텝고는 380mm에 불과하고, 실내고는 1700mm에 달해 적재함에 들어가서도 허리를 크게 구부릴 일이 없었습니다.

ST1 개발진들은 배송기사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과 사업자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포터 고객들의 목소리를 세심히 귀담아 들었다고 하는데요. 편리한 승하차와 더불어 2.3m 높이의 지하주차장 진입도 가능하도록 전고를 최대한 낮췄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물류 모빌리티에 특화된 첨단 사양들이었는데요. 카고 후방충돌 경고시스템을 비롯해 ▲카고 도어 열림 주행 경고 ▲스마트 드라이브 레디 ▲스마트 워크 어웨이 ▲냉동기 컨트롤러 등이 탑재돼 반복 승하차가 빈번한 배송 기사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ST1은 똑똑하게도 시동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차량에 탑승하면 알아서 시동을 켜줬습니다. 또 스마트키를 지니고 차량에서 멀어지면 카고 좌측 자동문을 닫고 걸어 잠궜습니다. 적재함 도어를 열고 D나 R로 변속하면 경고까지 해줬죠. 1분 1초가 소중한 배송기사들에게 더 없이 유용한 기능들입니다.

현대차 ST1의 적재함 측면 도어.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ST1의 적재함 측면 도어. 사진=박경보 기자

ST1은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을 때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공차상태로 달리긴 했지만 에코모드에서도 순발력있게 움직였는데요. 특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유지보조가 적용돼 고속도로에서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빔 보조 등 현대차가 승용차에 탑재해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대부분 들어갔다고 보면 됩니다.

ST1은 76.1kWh 배터리를 탑재한 ST1은 317km의 최대주행거리를 확보해 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무리없이 운행할 수 있습니다. 초급속 충전 시스템(350kW)도 적용돼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어 충전 스트레스도 크지 않습니다.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중심으로 43km 가량 주행했을 때 ST1의 평균 전비는 6.0km/kWh 수준이었는데요. 물론 배송기사들의 실제 운행환경에선 효율이 떨어지겠지만 공인 전비보다는 훨씬 길게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승차감도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보디온프레임을 쓰는 포터와 달리 ST1은 승용차에 적용되는 모노코크와 보디온프레임(적재함 부분)이 혼합된 형태입니다. 사실상 모노코크에 가까운 차체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무거운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깔리면서 승차감 개선으로 이어진 듯 합니다.

현대차 ST1의 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ST1의 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또한 ST1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는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근처 전기차 충전소, 도착 예상 배터리 잔량, 주행 가능 거리 등 전기차 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줬습니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내비게이션 정보, 날씨, 시간 및 날짜, 충전소 경유 제안 등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었죠.

다만 관건은 포터 일렉트릭 대비 비싼 가격인데요. ST1의 판매가격은 카고 모델을 기준으로 5980만~6360만원에 책정됐습니다. 4395만~4554만원에 판매되는 포터 일렉트릭보다 1500만원 이상 비쌉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ST1이 포터보다 낫기 때문에 가격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입니다. 현대차 측은 포터 대비 길어진 최대주행거리, 적재량 증대 등 하드웨어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는데요. 전동화 전환기에 국내 물류 혁신을 이끌 ST1의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

현대차 ST1의 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ST1의 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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