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여야 합의로 금투세 도입법안이 통과되어, 2023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2022년 말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한 결과 금투세는 2025년 도입으로 연기된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 부양 및 중산층 투자 기회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투세 도입을 유예 또는 도입 취소하는 방안이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금투세가 주요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고, 조세원칙에도 충실한 제도이지만, 우리의 금융환경·조세여건은 선진국의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고, 문제점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어 무조건적 도입보다 제도에 대한 신중한 검토 및 문제 해결 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첫째,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 간 조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개인투자자는 연 5천만원 이상 수익에 대해 최대 27.5%의 금투세(지방세 포함)가 부과된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투자 비중이 큰 기관투자자는 금투세 적용에서 배제된다.
더욱이, 2025년 0.15%까지 낮아지는 증권거래세 인하도 기관투자자에게 수혜가 될 것이다. 금투세 도입에 대비해 법인을 설립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기관투자자로 분류되어 오히려 금투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금투세 도입이 부자에 대한 추가 징세가 아닌 부자 감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금투세 도입으로 인해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가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 금투세 공제 한도인 5천만원은 전체 투자자 대비 비중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말정산 인적공제의 경우 금투세 도입으로 인한 부양가족의 연간 금융소득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다.
소액의 금융 재테크를 하는 부양가족이 크지 않은 금융소득 발생 시 인적공제 제외 대상이 된다는 의미이다. 연말정산 대상자가 2천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어, 금투세 도입에 대한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금투세 도입에 앞서 채권매도 물량 급증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 과세에서는 채권투자로 인한 이자수익에 대해서만 15.4%의 이자소득세를 부과한다. 하지만, 금투세 도입 시 채권의 자본차익과 만기 상환 이익에 대해서도 과세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는 채권 이자수익은 연 2천만원 초과 시 최대 49.5%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금투세 도입에도 이자소득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이로써, 채권투자자의 채권투자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되어, 채권매도 물량으로 이어지고,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의 대출이자 비용,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의 증가 등 부정적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넷째, 금투세 도입 시 투자수익률 및 주주환원율이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증시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미국 다우존스, 나스닥 지수의 최근 3년 수익률은 각각 12%, 22% 수준이다. 그런데, 동 기간에 국내 코스피, 코스닥 지수의 수익률은 약 –18%, -15% 수준으로 정반대의 모습이다.
또한, 한국 ESG 기준원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2022년 기준의 한국과 미국 상장기업 배당성향(배당액 ÷ 당기순이익 × 100)은 순서대로 20.1%, 40.5%이다. 높은 수준의 배당수익과 자본차익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투자금 이동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로 국내 증시 투자자금의 상당한 이탈이 예상된다.
금투세의 도입이 최초 유예된 지난 2022년부터 최근까지 금투세 도입에 따른 상기 문제점들은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 여러 문제점 해결을 위한 준비 없이, 2025년 금투세 도입이 이루어질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 및 과세체계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론적으로 금투세의 시행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 일단 2025년으로 다가온 금투세 도입은 시기적으로 너무 촉박한 면이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금투세 도입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투자자 간 조세 형평성, 연말정산 체계의 혼란 가능성, 채권시장 불안을 완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최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을 통한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노력에도 더욱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비록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아직 구체적 세제지원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금투세 도입 시 국내 증시에서 선진국 증시로의 투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전제조건이기에 더욱더 정책성과 창출을 위한 가시적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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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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