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샤넬, 소비 심리 위축 속 작년 매출 증가외형·수익 줄어든 루이비통···'옥석 가리기' 본격화'웃돈' 붙는 브랜드 선호···희소성 높아 판매가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의 고성장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영향을 미친 브랜드와 꾸준한 가격 인상으로 실적을 방어한 브랜드가 공존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와 샤넬은 지난해 국내에서 외형 성장세를 이끌어낸 반면 루이비통의 실적은 뒷걸음질을 쳤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작년 한 해 매출은 79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502억원) 대비 22.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0%(2105억원) 늘어난 2357억원을 기록했다.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는 가방'으로 유명한 에르메스가 불황 속에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만들어낸 건 '명품 중의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굳건히 하는 데 성공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자가 가방 하나를 사기 위해선 수개월에서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뿐만 아니라 비인기 상품을 통해 실적을 쌓아야만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정도로 에르메스는 상품에 대한 '희소성'과 브랜드의 '이름값'이 견고하게 구축돼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어떤 한 제품이 주목을 받을 때마다 '계의 에르메스'와 같은 수사를 붙이는 등 에르메스가 글로벌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최상위로 각인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 했다.
샤넬은 지난해 국내에서 1년 만에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7038억원으로 전년(1조5913억원)보다 7.1%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4129억원에서 2721억원으로 34.1% 감소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브랜드와 프로모션 활동 강화, 인적자원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라는 게 샤넬코리아의 설명이다.
루이비통의 경우 유일하게 세 브랜드 가운데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감소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6511억원, 영업이익 2867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조6923억원), 영업이익은 31.4%(4177억원) 줄었다.
재판매 시 중고 시장에서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등 소위 '명품족'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소비자가 명품을 되팔 때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가운데 에르메스와 샤넬을 제외한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희소성에 비해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중고 명품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는 추세다. 중고 명품 플랫폼인 구구스의 올해 1분기 거래액(GMV)은 전년 동기(540억원) 대비 15.6% 성장한 624억을 달성했다. 이중에서도 에르메스의 GMV는 21%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로고의 노출보다는 원단이나 질감, 패턴 등으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로고리스, 올드머니룩과 신명품 등이 지난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한 여파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에 대한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중고 명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활발한 거래를 보이고 있는 가방과 시계 외에도 의류, 쥬얼리 등 카테고리가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