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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AI 전초기지'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가보니

산업 전기·전자 갤럭시 언팩|르포

삼성전자 'AI 전초기지'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가보니

등록 2024.01.21 16:06

수정 2024.01.23 07:54

마운틴뷰=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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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미국서 첫발, 해외 R&D 핵심 기지인공지능(AI), 6G, 로봇 등 미래먹거리 연구경비견도 사족 로봇, 직원들 반려견과 출근

삼성리서치는 실리콘밸리의 핵심 마운틴뷰에 위치해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삼성리서치는 실리콘밸리의 핵심 마운틴뷰에 위치해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로봇이지만 경비원 한 명분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습니다. 자동 충전 방식이라 배터리는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24시간 가동하는 데도 문제없어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일대에서 삼성 간판을 내건 한 캠퍼스에 들어가니 건물과 건물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는 강아지 로봇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사람과 기계의 공존 그리고 기술 혁신을 위해 남다른 시도를 이어가는 실리콘밸리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만드는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얘기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SRA를 찾아 직원으로부터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

SRA는 삼성전자의 해외 R&D 핵심 기지다. 1988년 미국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래 '혁신적 탁월함의 토대가 되자'는 미션을 바탕으로 여러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한다. 구글·나사 등 굴지의 기업이 모인 실리콘밸리의 핵심 마운틴뷰에 자리 잡은 것은 2015년이다. 현재 부지 면적 약 3만5815m²(1만834평) 규모의 시설을 갖춘 가운데 700여 명의 연구원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SRA는 설립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PC, 모니터, HDD 등 하드웨어 연구에 주력했다. 이후 카메라,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음성 비서 등을 비롯해 인공지능(AI), 6G, 로봇 등으로 연구를 확장해 진행 중이다.

특히 SRA는 AI 관련 연구도 활발히 추진해왔다. 2018년 산하에 SRA AI센터를 두고 실리콘밸리 내 전문가와 협업하며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실시간 통역 콜' 등 AI 기술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현실화한 곳도 바로 SRA다.

그런 만큼 연구소 곳곳에선 혁신을 추구하는 남다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비 로봇이 대표적이다. 이는 침입자가 등장하거나 직원이 갑자기 쓰러지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촬영해 관련 부서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가 부족할 땐 로봇이 건물밖에 설치된 충전기로 이동해 알아서 에너지를 채우기 때문에 수시로 관리할 필요도 없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제품이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이라는 점이다. 해당 기업은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이 회사를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타깃으로 삼았으며 2020년 12월부터 약 6개월에 걸쳐 그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후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을 준비 중이다.

SRA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의 협업 가능성을 고려해 2년전 경비 로봇을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품으로 교체했다"면서 "사람들이 연구소를 찾을 때마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과 현대차의 동맹 관계는 요즘 들어 더욱 굳건해진 모양새다. 홈투카·카투홈 서비스 제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막을 내린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도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플랫폼 공동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우호적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SRA의 특별함은 직원에 대한 배려에서도 나타난다. 점심 식사를 공짜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반려견과 함께 출근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SRA 관계자는 "혼자 생활하는 직원이 많아 아침을 회사에서 해결하고 저녁을 포장해 가는 일이 많다"면서 "우리나라 직원 비중은 10% 정도인데, 한국음식도 늘 비치돼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미국의 문화를 고려해 함께 출근하고, 근무 중에도 옆에 둘 수 있도록 한다"면서 "다른 곳에선 안 되는데 삼성만 가능하다보니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때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에 들어서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진=차재서 기자삼성리서치 아메리카에 들어서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진=차재서 기자

향후 SRA는 삼성전자의 미래 모바일 성장 동력을 구상하고 이를 위한 기술을 구현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멀티디바이스 연결성을 강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술 등도 개발하고 있다.

노원일 SRA 연구소장(부사장)은 "원천 기술과 핵심 기술 그리고 기술의 탁월함을 넘버 원으로 삼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6G(세대) 통신과 AI, 인공지능, 카메라 등에 대한 선행연구와 기술 확보로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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