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바이스 AI'로 1분 30초 만에 마무리영어·프랑스어·독일어 등 총13개 언어 지원동영상·사진도 생성형 AI로 매끄럽게 편집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공개된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브리핑 및 시연을 진행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AI폰이다. 이는 AI를 품고 진정한 '스마트'폰이 되었고 갤럭시 S24의 AI 기능들은 일상에 녹아들어 '내 손안에 비서'가 됐다.
사실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전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갤럭시 S24와 기존에 쓰던 갤럭시 S23을 나란히 두고 앞면과 뒷면을 보니 어떤 게 갤럭시 S24인지, 갤럭시 S23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무게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갤럭시 S24 시리즈 가운데 울트라는 차이점이 눈에 보였다. 갤럭시 S24 울트라는 시리즈 최초로 티타늄 소재를 단말기 프레임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언뜻 겉보기에는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기능 면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 했던 스마트폰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의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는 자신감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기능은 실시간 통역 기능이다. 미국에 있는 식당을 예약하는데 영어는 단 한마디도 필요 없었다. 식당 전화번호를 누른 뒤 '통화 어시스트' 버튼과 '실시간 통역' 버튼만 연이어 누르면 끝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는 사람도, 통화를 건 사람도 각자 편하게 모국어로 말하는데도 알아서 이를 실시간 번역해 주고 번역된 내용은 문자와 음성으로 동시에 안내됐다.
"이번 주 토요일에 식당 예약을 하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라고 한국말로 물어보니 곧바로 이 내용은 영어로 번역돼 상대방에게 알려줬다. 예약이 가능한지, 몇 명이 참석하는지, 몇 시에 예약할지, 예약 내용 확인까지 서로 각자의 모국어로 얘기하고 이를 실시간 번역 과정을 거쳐 식당 예약을 마무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분 35초면 충분했다.
실시간 번역은 통화 뿐만 아니라 문자 등 텍스트로도 가능했다. 삼성 키보드의 AI 버튼을 누르니 '대화 번역'이 떴다. 이를 누르자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해 외국어와 한국어가 함께 보였다. 상대방이 스페인어로 문자를 보낼 경우 이는 실시간 한국어로 번역되고 문자 답장을 할 때도 한국어로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이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줬다.
실시간 번역 기능은 문자 등 삼성전자 전용 앱이 아니더라도 키보드 AI 버튼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카카오톡, 라인 등 주요 메신저 및 일부 다른 앱들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외국인과 대면하더라도 통역 앱이 있어 대화가 가능했다. 상단 바를 내려 키패널에 있는 통역 앱을 눌러주면 내가 말하는 언어와 상대방의 언어를 번역해 준다는 점에서다.
이 모든 실시간 통역 기능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사용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기반으로 이뤄져 별도의 앱이나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가능하다. 현재 지원되는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루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총 13개 언어다.
특히 이같은 기능들은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글로벌 거래처와 업무를 하는 등 외국인들과의 소통 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에 나가기조차 쉽지 않았으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가능해졌다. 이에 더 이상 방문 국가의 언어를 몰라도 걱정할 필요 없이 갤럭시 S24를 들고 간다면 소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유용한 AI 기능으로는 녹음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주고 요약해 주는 기능이다. 회의나 강의 등 녹음이 필요한 순간 버튼을 누르면 별도로 타이핑하거나 정리할 필요 없이 텍스트로 정리가 되고 방대한 내용을 다 보기 힘들 땐 요약본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다.
AI를 활용한 재미난 기능은 카메라에도 적용됐다. 그중 하나는 동영상의 슬로우모션 재생이다. 동영상을 보다가 화면을 꾹 누르니 슬로우모션으로 재생됐다. 동영상도 사진 확대 기능처럼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장면에서 슬로우모션 재생을 통해 보다 감상하기 편리해졌다.
또 다른 하나의 기능은 사진 편집이다. 기존에도 사진 편집은 가능했지만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인 '생성형 편집' 기능으로 사진이 기울거나 배경 화면이 잘려 나간 경우에도 더욱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사진을 완성해 줬다. 농구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피사체를 골대 가까이 옮겨 마치 덩크슛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었다.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워터마크'를 표시해 편집됐음을 알 수 있게 해놓기도 했다.
검색 기능도 강력해졌다. 동영상을 보다가 등장한 캐릭터가 궁금하거나 길을 걷다가 건물에 호기심이 생겼을 때 기존에는 별도의 포털 앱을 활용해야 했다면 갤럭시 S24에서는 홈 버튼만 꾹 누르면 됐다. 영상에 등장한 캐릭터가 궁금해 홈 버튼을 꾹 누르고 캐릭터에 동그라미를 그리니 바로 검색 결과가 떴다. '서클 투 서치'라는 기능 덕이다.
브리핑에 발표자로 나선 황정호 삼성전자 MX사업부 프로는 "'서클 투 서치'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기능"이라며 "우선 앱 전환 필요 없이 이미지나 텍스트 등 바로 검색이 되고 검색 답변은 일반적인 리스트가 아닌 AI가 최적의 답을 전달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 쓰기 시작하면 절대 예전으로 못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들은 상향 평준화되었고 업계의 선두 주자로 여겨지는 갤럭시와 아이폰을 서로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외관상이나 기능상이 마찬가지로 말이다. 기자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새로운 모바일 기기 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던 차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 S24를 보면 이같은 부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겼다는 느낌이다.
이를 대변하듯 황 프로는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다음 시대 혁신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끝에 삼성자가 찾아낸 혁신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라며 "AI는 더 이상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연을 통해 갤럭시 S24 시리즈를 직접 마주해 본 결과 이 얘기는 더 명확해졌다. 진정한 혁신된 기능으로 이번 갤럭시 S24 시리즈는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해 보였다.
물론 녹음 텍스트 변환 기능이나 통역 기능 등은 네이버의 클로바, 파파고 등의 기존 타 앱들과 큰 차별점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보여준 실시간 통화 번역이나 서클 투 서치 등 첫선을 보인 AI 기능들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킬러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을지가 흥행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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