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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韓, 내년 재도약·저성장 갈림길···가계부채 등 리스크 경계해야"

산업 재계

"韓, 내년 재도약·저성장 갈림길···가계부채 등 리스크 경계해야"

등록 2023.12.21 12: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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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2024년 경제키워드·전망' 공개 수출 개선에 'U자형 느린 상저하고' 기대정부엔 전략산업 지원, 규제완화 등 당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우리나라가 2024년 새로운 도약과 중장기 저성장의 갈림길에 직면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수출 개선을 바탕으로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미국 통화긴축과 수출경쟁 심화, 가계부채 등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경제키워드와 기업환경 전망 의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기로 ▲용문점액 ▲살얼음판 ▲변곡점 등을 내년 우리 경제의 키워드로 제시하며 중장기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순간이 도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코로나19 대확산과 고금리로 인해 길었던 경기침체가 내년엔 본격적인 회복세로 바뀌기를 바라지만, 여전히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매우 어렵다"면서 "땅이 굳기도 전에 다시 비가 내리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므로, 우리 기업은 경제 환경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파악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U자형 느린 상저하고' 전망···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기대

먼저 경기추세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엔 대체로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이어졌다. 전문가의 48.9%는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고, 26.7%는 'L자형의 상저하저'를 전망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에 대해선 '2024년 하반기'(31.1%)나 '2025년 상반기'(26.7%)를 꼽았고, '2025년 하반기 이후'(21.1%) 또는 '향후 수년간 기대하기 어렵다'(13.3%)는 답변도 있었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회복할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7.8%에 그쳤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주요기관 전망치와 유사한 2.1% 수준이었다. 반면, 세계경제는 2.7% 성장할 것으로 바라봄으로써 한국 성장률이 글로벌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내수소비는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본 응답자가 57.8%로 과반을 이뤘고, 투자도 '올해보다 둔화'(37.8%)를 예상한 응답이 많았다. 또 51.1%는 수출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내년도 수출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중국경제의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금리 상황 등 여건 개선도 불명확해 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통화긴축, 가계부채 등 대내외 리스크 경계해야"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주요국 긴축 정책과 글로벌 수출경쟁 심화 등을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지목하며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부적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대외리스크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37.8%)였고, '글로벌 수출경쟁 심화'(36.7%), '중국의 저성장'(33.3%) 등 수출무역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를 놓고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43.3%)이라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대해선 대부분이 '미국금리 움직임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94.4%)고 주장했다. '미국의 인하 여부와 경제상황을 보고 점진적으로 인하해야 한다'(83.5%)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리스크와 관련해선 '가계부채 심화'(53.3%), '부동산발(發) 리스크'(33.3%), '생산·소비물가 상승'(32.2%), '내수경기 침체'(28.9%) 등 민생관련 이슈가 주목을 받았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불투명한 중국경제 회복 여부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이외에도 돌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에도 여전히 우리 경제의 완전한 회복 궤도 복귀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돌발 리스크에 국내 경제주체가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국회엔 전략산업 R&D 지원, 규제완화 등 주문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을 거쳐 새롭게 꾸려질 국회와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정부에도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숙제를 안겼다.

국회를 향해선 '전략산업과 R&D 지원'(33.9%), '투자촉진 위한 규제완화'(21.7%), '일자리창출 지원제도 강화'(9.4%), '노동시장 유연화 제고'(7.2%), '상속세 완화, 세제지원'(5.6%) 등을 요청했다.

이어 정부엔 '가계·기업 부채관리'(32.2%), '미래전략산업 지원강화'(16.7%), '수출확대와 경제확보 강화'(14.4%), '물가관리'(12.2%), '저출산 대응 등 성장잠재력 확대'(11.1%), '기업부담입법·규제 완화'(6.7%) 등을 당부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2024년은 우리경제가 지속성장의 길을 걷느냐, 장기침체의 길을 걷느냐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해가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각종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지속성장의 길이 좁아 보인다"면서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좁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달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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