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동원그룹과 완전 분리 후 단독 지배 체제 김 회장, 이사회 의장 겸직···9명 사외이사 구성
다른 오너 금융사의 경우 특수관계인에 의지하거나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로 지배력을 늘려왔다. 하지만 김 회장은 낮은 지분율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수 십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외부에서 경영권을 위협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호평이 존재하나 일각에선 경영방식이 폐쇄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남구 회장의 한국금융지주 지분율을 20.70%이다. 지난 7월 김남구 회장의 장남인 김동윤 씨가 0.09%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0.79%로 증가했다.
미래에셋그룹과 대신파이낸셜그룹, 메리츠금융지주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지분율이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32%를 소유,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매니지먼트의 경우 각각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을 29.53%, 9.98%, 9.49%를 보유한 상태다. 박현주 회장의 혈족 4인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대신파이낸션그룹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이 대신증권 지분 10.19%를 소유 중이다.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고려하면 보통주는 15.97%이다. 이는 김남구 회장보다 낮은 수준이나 대신증권 자사주가 29.30%라는 점을 감안하면 45.27%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46.94%를 소유 중이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효재 씨가 0.08%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5명의 임원이 특수관계인으로 얽혀있다.
김남구 회장이 타 금융그룹과 달리 낮은 지분으로도 한국금융지주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우호 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사주 5.36%와 국민연금공단이 보유 중인 8.71%는 물론 해외 기관투자자인 오르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지분도 우호적으로 읽힌다. 오르비스의 경우 2007년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했지만 이듬해 다시 매입, 이후 지속 지분을 매입해 8.32%까지 오른 상태다.
일각에선 폐쇄적인 경영 방식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지주는 2019년부터 김남구 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2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남구 회장과 이강행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으로 구성됐던 사내이사는 지난 2022년 3월 이강행 부회장의 임기만료로 김남구, 오태균 한국금융지주 사장으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이사회 의장의 경우 김남구 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김남구 회장은 금융분야에서 오랜 기간 재직한 경영전문가로서 과거 임기 동안 선임사외이사와 협조해 원활하게 이사회를 운영해왔다"며 "원만한 이사회 소집과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고려하여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이사의 경우 2인 체제지만 2018년 4명이었던 사외이사는 현재 9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2017년 배종석, 이상철, 호바이트 리 엡스타인, 김재환씨로 구성됐던 사외이사는 지난 9월 말 기준 정영록, 김정기, 조영태, 김태원, 함춘승, 최수미, 김희재, 지영조, 이성규 씨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수는 증가했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외이사의 역할은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 결정이나 대표이사 선출, 업무 집행에 대한 감시를 하지만 한국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사측의 주요의결사항에 대해 찬성 외에 의견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중요의결사항만 살펴보더라도 반대 의견을 찾기 어렵다.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 점검과 지급보증 한도 증액(한국투자캐피탈), 증손회사 대여금 만기연장 승인(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에 대해서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 전원이 찬선 의견을 표했다. 이사회 의장 및 선임사외이사 선임과 자외사유상증자 승인(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자회사 대여금 만기 연장 승인(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도 마찬가지다.
주요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영위원회는 김남구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사내이사로, 오태균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소속돼 있다. 김희재 씨를 제외하면 사외이사 구성은 한국금융지주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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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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