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거부하자···과도한 업무 지시했다" 주장노동부에 진정 조사 요구···"고용안정 보장해 달라"사측 "사실 관계 파악 중···위반 시 엄중 조치할 것"
특히 희망퇴직을 거부한 일부 임직원에게는 과도한 업무 지시, 차별 등 집요한 괴롭힘을 지속 일삼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이번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수도권지부와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는 7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희망퇴직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노동부 진정 및 책임자 처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조사와 가해 임원, 관리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강요를 즉각 중단하고 고용안정 보장을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례를 고발한 직원 A씨는 "부산사업부에서 20여년간 근무했지만 2019년 일방적으로 팀장에서 강등시킨 것도 모자라 지난해 10월에는 연고도 없는 서울로 강제 발령이 나면서 본격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서울로 발령을 내리면서도 어떠한 지원이나 직무 보장도 없었다"며 "담당 임원은 자신의 앞자리에 배치해 동료들이 다 들을 수 있는 오픈된 사무실 공간에서 큰소리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해보지도 않은 업무에 대해 질책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이후 같은 해 11월에는 퇴직면담에서 퇴직을 거부하자 업무 분장과는 별도로 담당 임원이 과제 보고를 지시했다"며 "이미 관리자가 지시한 주 1회 과제도 버거운 상황인데 8개월간 담당 임원의 과제 보고까지 도맡아야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업 활동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나 하나가 감당한다면 나중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참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 자신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20년 넘게 일한 직원을 비인간적으로 대한 회사에게 사과 받고 가해자들이 처벌 받길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모레퍼시픽에서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는 B씨는 사측이 업무 재배치라는 명목 하에 방문 판매 그룹원을 모집해 거래처에 등록시키는 등 '리쿠르팅(RC)' 업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회사는 리쿠르팅 교육도 받아본 적도 없는 내게 리쿠르팅 전문가라고 한다"며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폭염에 외출 자제력이 떨어지는 날에도 매일 외근을 나갔고 아무 잘못도 없는 나는 지금까지 겪어보지도 못한 막말과 감시, 무시, 모욕, 퇴직 종용 등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풍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당사자는 내가 됐다"며 "다른 부서는 안녕하신지 묻고 싶다. 사원들에게는 괴롭힘 없는 아모레퍼시픽의 문화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 서부 고용노동지청에 아모레퍼시픽을 상대로 관련 신고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김홍범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 부지회장은 "언제든, 누구에게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이 다른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노동부에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며 "더 이상 직원을 쓰다 버리는 소모품으로 대하지 않고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소명대로 전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노조를 포함한 임직원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상호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 3일 해당 사안을 공식적으로 접수했고 현재 철저하게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며 "사규 및 윤리 강령을 위반한 사실이 조사 결과에 따라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직장인 10명 가운데 3.5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근무행태 변화로 감소세를 보였던 직장 내 괴롭힘이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9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 비중은 35.9%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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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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