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국부의 80% 이상이 토지와 건물로 이루어진 나라는 OECD국가들 중에는 없다. 영토가 작고 인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이후 부동산 가격 내림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지방에서 빠른 속도로 대출로 이루어진 점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최근의 경제위기나 금융위기는 대부분 부동산에서 왔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일단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는 것이 되고, 나머지 사람은 피해를 보게 된다. 단순하게 국내총생산을 지출 측면에서 보면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 수출로 구성된다. 주택이나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빛을 과도하게 내는 경우를 살펴보자.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을 활용하면 주택가격의 아주 작은 일부분만으로도 집을 살 수 있다. 이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심리를 바탕에 두고 있다.
이제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소비는 더 줄어들게 된다. 즉, 다른 자산을 활용해서 현재의 자산을 사거나 가처분소득의 일부만을 소비할 수 있게 된다. 투자는 이미 부동산에 대부분 들어가 있으므로 다른 산업으로 투자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즉, 우리나라 전체 투자가 일정하게 흘러가는 이유는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고, 산업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정부지출은 현재에도 재정적자이기 때문에 높은 금리 상황에서는 가계대출과 똑같이 내야 하는 이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정부지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순 수출도 최근에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인데, 나머지 부분의 성장률이나 물가 때문에 환율은 높아지고 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상황에서는 순 수출도 나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제 전체에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 수출이 모조리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또한, 아무리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해도, 낮은 성장률에서는 실업률이나 고용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빚으로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을 위해 나머지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 측면에서만 보면 정부는 현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고, 추정도 쉽지 않는 약 900조 원의 전세자금 대출 등의 나머지 대출들도 모조리 포함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성장률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분야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통계에는 자가 주거비가 물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주택가격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차 상승, 2021년부터 2022년 초반까지 2차 상승이 있었다. 그러나 5년간 단순 계산을 해도 월에 2%씩 물가가 올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일본의 물가상승률과 금리는 매우 낮은데 그 이유가 다양하지만 자가 주거비가 하락하여 일정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자가주거비가 상승했고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물가가 체감되지 않는 이유도 아주 간단하다. 코로나19 당시에 물가 상승이 시작될 때 우리나라는 집값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이 맞다. 물론 통계에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점을 쉽게 알 수도 없고, 해결할 수도 없다. 미국의 경우에는 중고 자동차 가격이 먼저 상승하여 그 점을 잡았고, 최근에 금리를 올리는 이유도 주거비 상승을 막아야 전체 물가상승률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빚은 일정 부분까지는 자산으로 취급될 수 있다. 그러나 빛을 내는 대상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자산으로 취급될 수 없고 부채일 뿐이다.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몇 년 전부터 생겼어야 했고, 산업의 구조조정이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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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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