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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국 사회는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 더 심할까?

전문가 칼럼 김헌식 김헌식의 인사이트 컬쳐

한국 사회는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 더 심할까?

등록 2023.08.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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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 더 심할까? 기사의 사진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내년도(2024년) 트렌드 서적이 집필되고 빠른 곳은 책 편집이 시작된다. 한국만큼 트렌드 서적이 많이 출간되는 나라도 드물다. 이러한 현상은 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문화 심리가 반영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 서적을 집필 출간하는 이들조차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선다. 점점 더 출간 시기가 빨라지고 경쟁은 나름 치열해진다. 이조차 한국 사회의 포모(FOMO) 신드롬을 드러내주는 현상일 것이다.

포모(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앞글자를 의미한다. 의미하는 바를 그대로 옮기면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다. 달리 말하면 자신만 소외되는 상황에 대한 공포 불안 심리를 말한다. 소외되는 현상에는 남들은 다 하는데 자신만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처짐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다. 예전에는 밴드웨건(편승) 효과나 레밍 효과라는 개념들이 있었다. 군중 심리학 관점에서 부각된 사례들이었다. 집단 심리가 강한 사회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퍼지었어도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화되는 듯싶다. 아마도 디지털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포모(FOMO) 신드롬 현상은 심화 되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본다면, 노모포비아(Nomophobia)도 이런 포모(FOMO) 신드롬을 나타낸다. 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을 심리가 지속한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이러한 심리가 드러난다. 이런 증후군 징조가 있는 이들은 SNS를 보지 않으면 마음의 안정이 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SNS에 공유되는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화제가 되는 내용을 SNS에 지속해서 업데이트해 올리고 싶어한다. 더구나 유명인과 연결되는 것에 집중한다. 그들이 올리는 내용을 공유하며 존재감을 찾는다. 진짜 유명한지는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과정에서 가짜 정보나 이슈가 분별없이 퍼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최신 정보를 알고 있다는 걸 과시하는 경향이 생기는데 이는 가짜 뉴스 트리거 역할을 하게 만든다.

요즘은 암호 화폐와 더불어 주식 시장 등에서 이런 포모(FOMO)신드롬을 확인할 수가 있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 2차 전지 주식을 중심으로 코인 투기 이상의 과열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 혼자만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 심리뿐만 아니라 자산 증식을 못 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는 듯싶다. 이러한 현상은 MZ 세대가 부동산 영끌에 나섰던 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똘똘한 한 채 아니면 거꾸로 벼락 거지가 될 수 있다는 미래에 관한 우려와 걱정 때문에 무리하게 빚을 내서 아파트를 구매했다. 남들이 다하는데 혼자만 하지 않으면 불행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작동한 사례였다. 암울한 미래 전망이 이런 선택을 더욱 가중시켰다. 하지만 이런 공포감이 현실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현상도 흔하다. 부동산 채무가 가계를 매우 압박하고 있고 암호 화폐 등 가산 자신 투자 실패와 사기도 빈번하게 관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포모 현상에 대응해 조모(JOMO) 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모(JOMO)는 'Joy Of Missing Out'의 앞글자를 딴 것인데 '놓치는 것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잠시 꺼주면 오히려 그 공백 속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주장이다. 남들이 하는 것에서 거리를 두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은 물론이고 암호 화폐나 주식 투자가 열풍이어도 섣불리 동참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은데 단백질 트렌드에 함부로 나서면 몸에 과잉 징후를 낳을 수 있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심장과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이들이 분명했다. 조모(JOMO)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마음의 스트레스에서 상당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포모(FOMO) 이든 조모(JOMO)가 되었든 공통적인 것은 개인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원인과 결과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마음 먹기에 따라서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고 개선할 수도 있다는 인식의 프레임이다. 만약 더욱 악화한다면 결국 개인의 의지 탓이 된다. 아울러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회경제적인 배경과 구조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20세기를 정보 불평등에 따른 계급과 계층 차이가 형성되어 왔다. 특정 정보를 먼저 접할수록 부와 권력의 접근 자체가 달라졌다.

더구나 급속 압축 성장을 한데다가 권위주의적인 정책 문화가 공고화되었기 때문이다. 개발 정보를 먼저 안 이들이 부동산 투자에 성공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주식 투자에서도 내부 정보가 있을수록 더욱더 유리했다. 해외의 트렌드는 물론이고, 최신 연구 결과를 먼저 접한 이들이 대학에도 자리를 잡고, 사업에도 성공했다. 자녀 교육에서도 학원가를 중심으로 발 빠른 움직임을 알지 못하면 자식들의 미래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형성되었다. 그렇게 앞선 흐름을 따르지 않으면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기회가 박탈된다는 심리가 만들어졌다. 아직도 정보의 공유는 공정하고 형평성에 맞는지 의심하는 정보 문화가 여전하다. 고성장기에는 이런 것이 가능했지만 사실 지금은 이와는 다른 사회 경제 구조로 변화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귀중한 정보라고 생각하는 정보가 이미 너무 다 알려져서 가치가 없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남의 사업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경우가 잦다. 내가 알 정도면 모두 다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보 가치가 없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가치 희소성 심리에 빠지기 쉽다. 그만큼 정보 소통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내는 가치 신기루 현상이다. 가치 있는 정보를 나만 알고 있거나 최소한 남들이 누리는 정보를 나도 누리게 되었다는 착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정한 평가와 그것의 공유가 문화적으로 정착된다면, 이런 현상이 잦아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트렌드 서적의 경쟁적 출간을 언급했는데, 대형 서적에 깔릴 트렌드 정보라면 과연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트렌드라는 인식이 없기 전에 그 정보를 잡아야 오히려 앞서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조차 고성장 기조에서 가능했다. 저성장 기조에서 중요한 것은 내실과 질적 도양이 중요할 것이다. 과거의 정보 문화 패턴은 이제 재고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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