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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업계, 미분양 공포가 온다···위험지역 자체사업장 많은 건설사 어디

부동산 분양 NW리포트

건설업계, 미분양 공포가 온다···위험지역 자체사업장 많은 건설사 어디

등록 2022.09.26 10:43

수정 2022.09.26 10:53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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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포항·울산 미분양 문제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미분양관리지역서 자체사업장 가진 업체들 '빨간불'

주택경기하락으로 인해 지방에서부터 미분양 공포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특히 이미 공사에 돌입했거나, 인허가를 받아서 기간 내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곳을 많이 가진 업체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줄도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분양상황···대구‧포항‧울산 '빨간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가구는 2021년 11월까지 약 1만4100가구에서 지난 7월 기준 3만1284가구로 7개월여 만에 2.2배가량 늘었다. '악성 재고'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다달이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미분양관리지역은 11곳이다. 세부지역별로는 ▲대구광역시 중구‧동구‧남구‧달서구 ▲경북 포항‧경주 ▲울산 울주군 ▲강원도 평창 ▲충남 아산 ▲전남 광양 ▲제주도 제주시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매월 미분양 주택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이 증가하거나 미분양 해소가 저조한 곳, 미분양이 우려되는 곳, 모니터링이 필요한 곳 중 1개 이상 충족할 때 지정한다.

2022년 8월 31일 기준 전국 미분양관리지역. 사진=주택도시보증공사2022년 8월 31일 기준 전국 미분양관리지역. 사진=주택도시보증공사

위 지역 중 대구와 포항, 울산 울주군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대구지역은 올해 2분기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이 역대 최저인 18%로 떨어진 상태다. 누적된 미분양가구도 7000가구가 넘는다. 포항은 미분양이 발생한 12개 단지 1만1845가구 중 420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울산 울주군도 4개 단지 중 3개 단지가 절반 이상 가구를 팔지 못했다.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미분양을 가진 업체들의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관계자는 "모든 리스크를 안아야하는 자체사업장을 가진 업체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했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토지를 가지고 직접 건물을 짓는 사업을 뜻한다.

대구는 44개의 사업장에서 750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 중 자체사업으로 진행되는 곳은 ▲한라공영(대구역 한라하우젠트 센트로) ▲라인건설(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 ▲동의건설(다사 동의센트럴파크) 등 3곳이다. 시행사 기준으로는 하나자산신탁이 5곳으로 미분양 단지가 가장 많았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 4곳, 현대건설 3곳 순으로 많았다.

포항은 17개 단지에서 4209가구가 분양되지 못했다. 포항은 자체사업으로 진행된 곳이 많은데 한신공영과 대방산업개발이 각각 2곳의 미분양 단지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 정림건설, 금성주택건설, 금아건설, 삼구, 동화건설 등도 자체사업지에서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울산 울주군에선 윤주종합건설이 2곳에서 자체사업 미분양 단지를 보유 중이다. 아이에스동서도 967가구를 분양한 청량읍 덕하리 덕하지구 B2에서 442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업계관계자는 "미분양이 발생하면 관련 업체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지만, 특히 건축주가 직접 시공까지하는 '자체사업'이 큰 타격을 받는다"면서 "미분양관리지역에서는 공사비를 떼일 걱정이 적은 신탁사업방식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분양 앞둔 '착공‧인허가 단계'단지도 많아···대구 '심각한 상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의 심각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분양의 어려움을 알지만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착공단지와 인허가 단지가 많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착공단지는 사업을 도중에 멈출 수 없다. 공사를 멈추면 이미 투입한 재원 회수가 어려워져 더 큰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 건설사들은 착공 후 미분양이 생기더라도 공사를 계속한다.

인허가만 받는 곳은 실제로 공사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사정이 낫다. 하지만 재인허가를 받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부실업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 웬만해선 사업을 포기하는 건설사가 드물다. 건설업체는 인허가를 받은 후 2년 이내에 착공을 해야 하고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최대 1년을 더 연기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에서 착공에 돌입한 단지는 328개에 이른다. 경기도가 88개로 가장 많고, ▲서울(37개) ▲충남(33개) ▲충북(25개) ▲경남(24개) ▲전남(21개) ▲강원(20곳) 순이다. 이들 단지 중 대부분은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분양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픽=장귀용 기자그래픽=장귀용 기자

대구는 미분양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앞으로 분양을 진행해야하는 인허가 단지가 많아서 미분양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단지는 총 496개다. 대구에서 인허가를 받은 사업장은 65개로 경기도(109개)에 이은 두 번째다. 서울(56개)보다 많다. 경기도 인구가 약 1359만명, 서울 인구가 948만여명인데, 대구는 237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인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주택사업이 예정돼 있는 것.

대구에서 자체사업으로 인허가를 받은 단지는 총 7곳이다. 가구수를 기준으로 보면, 아이에스동서가 989가구로 가장 많고, 금성백조주택 894가구가 뒤를 이었다. 동화건설도 2곳에서 총 868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이외에 우신종합건설이 대구 북구에서 69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고, 라온건설이 달서구에서 585가구를 착공한 상태다. 미분양문제가 심각한 대구 동구에선 호반산업이 315가구를 공급한다.

업계관계자는 "지난 정부 기간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너도나도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악성 미분양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분양이 계속 쌓일 경우 자금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경우 금융위기 당시 줄도산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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