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시장 규모 46억달러 전망, '삭센다' 시장 주름 작년 FDA 승인 약물 대부분 당뇨 치료 성분신약물질 적응증 확대···대웅 임상1상, 한미·동아ST도 개발휴메딕스·HLB제약, '비만' 타깃한 GLP-1 기전 신약 개발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과 당뇨,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 대사질환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항비만제 허가 트렌드, 당뇨약 성분을 허가외 처방= 16일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지만 개발이 어려워 블루오션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를 2021년 32억 달러에서 2026년 4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항비만 약물 개발은 식욕을 조절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타깃으로 했으나 이들 중 대부분은 심혈관계 부작용, 자살위험 증가 또는 약물 의존 및 남용 가능성 증가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다. 그마나 심혈관계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아 장기적 항비만 약물로 처방되고 있는 '펜터민'도 약물에 대한 내성이 큰 것으로 입증된 상황이다.
최근 항비만제 허가 트렌드를 보면,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된 약물 대부분은 메트포르민, 조니사마이드 및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수용체작용제(GLP-1 RA) 계열이다. 일반적으로 당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던 성분이지만 처방의사의 전문적 판단 하에 오프라벨(허가외 사용)으로 비만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도 당뇨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도 GLP-1 RA 계열에 속한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방출을 증가시키고, 식욕 감소를 일으키는 뇌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포만감 또는 충만감의 감각을 초래하며, 천연의 GLP-1 호르몬수치로 가능한 것보다 훨씬 오래 지속돼 FDA에서 비만의 장기치료로 승인한 6가지 약물 중 하나다. 또 혈액-뇌 장벽을 더 잘 통과할 수 있어 체중 감량 효능을 높인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지난 5월 FDA 승인을 받아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로 올라선 상황이다. 마운자로는 GLP-1에만 작용하는 위고비와 달리 GLP-1과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이다. 그간 GIP는 몸에 별 효과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GLP-1과 함께 사용하면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데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제약사, 당뇨 신약으로 비만·NASH 치료제 개발= 국내 제약사들도 당뇨 등 대사질환을 동시에 치료하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2형 당뇨병으로 개발하고 있는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로 확대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회사측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3상에서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됐다"며 "'비만' 치료로 한정해 임상한 적은 없지만 비만 등 대사질환과 관련해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속한 상용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는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 'DA-1726'을 비만과 당뇨,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비임상 결과 DA-1726은 비알콜성지방간질환 치료 효과 측정 기준으로 사용되는 NAS와 간 섬유화, 그리고 간독성 지표 및 대사 지표들에 대해서도 개선 약효를 보였다. 회사측은 "'DA-1726'을 비만, NASH, 당뇨병 치료제로 가능성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전임상 단계"라고 했다.
대웅제약은 품목허가 단계에 있는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상1상 결과를 확인해 분석하고 있는 단계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이다. 콩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SGLT-2 억제제 약물은 심부전 및 만성신부전약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회사측도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다양한 적응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품목허가 신청은 당뇨병에 한정됐다. 올해 하반기 이나보글리플로진 국내 허가 취득 이후 내년 상반기에 단일제 및 복합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만 치료로는 이나보글리플로진에 다른 물질을 더해 'DWP360001'이라는 이름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상 결과를 확인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휴메딕스와 에이치엘비제약(HLB제약)은 GLP-1 작용 치료제를 '비만'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특허전용실시권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에이치엘비제약은 SMEB 플랫폼 특허 기술을 활용해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연구를 진행하고, 휴메딕스는 기술을 이전 받아 비임상부터 임상, 품목허가, 생산, 판매를 진행한다.
양사는 SMEB 기술을 바탕으로 GLP-1 수용체의 작용제 약물을 생분해성/생체적합성 고분자 소재 미립구에 넣은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휴메딕스 관계자는 "약물기전이 비만과 당뇨 모두에 효과가 있지만 우리는 초기 타깃을 비만치료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기존 경구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해 최적화된 제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비인상 단계"라고 부연했다.
유한양행도 GLP-1 계열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당뇨 목적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고 있지만 비만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라며 "현재 전임상 중"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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