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대안 떠올라편의점 4사 총 2450여곳 운영···올해 500곳 추가주류·담배 결제 및 도난 우려는 해결해야 할 숙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비대면 소비문화를 촉발시켰다. 해마다 인상되는 최저임금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며 서비스업에 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여기에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무인(無人)점포'다.
현재 가장 활발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동 발주와 셀프 결제 시스템 등 무인점포에 적합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까지 상당해 빠르게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2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점포 무인화 경쟁이 본격화했다. 비대면 소비문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 인건비 절감 필요성이 대두된 탓이다. 여기에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의 발전이 무인점포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점포는 총 2450여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사옥, 공장, 기숙사 등 일부 특수 지역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인점포가 전국 곳곳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에만 500여곳의 무인점포가 추가로 문을 열 전망이다.
국내 무인 편의점은 크게 '완전 무인형'과 '하이브리드형'으로 나뉜다. 완전 무인형은 말 그대로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다. 하이브리드형은 낮엔 직원이 상주하고 심야 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된다.
하이브리드형 매장이 완전 무인형 매장보단 운영 비용 측면에서 점주에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상용화 속도 또한 빠르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총 2450여개의 무인점포 중 하이브리드형 점포가 2000여곳에 달할 만큼 점주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다.
편의점 4사 중 무인점포 개설에 가장 앞장 선 곳은 이마트24다. 이마트24는 지난 2018년 자판기를 활용한 무인점포를 시작으로 상용화를 위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현재는 진열대 무게 감지 센서와 소비자 동선 인식 카메라, AI 챗봇 등을 통해 매장을 안내하고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한편, AI 기반 컴퓨터 비전과 딥 러닝 등으로 매장 내 이상 상황을 감지해 이를 매장 관리자와 관제 센터에 즉시 알리는 수준까지 고도화를 이뤘다.
이마트24가 이날 기준 운영하는 무인점포 수는 1300여개에 달한다. 이는 편의점 4사 무인점포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이마트24 전체 점포 수 대비 3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같이 이마트24가 활발한 상용화를 이룰 수 있던 배경으로는 가맹계약 조건의 특수성이 꼽힌다. 이마트24는 가맹점 계약 시 심야시간 영업을 강요하지 않는다. 점주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마트24는 전체 점포의 약 80%가 심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24는 심야시간 문을 닫는 점포가 많다는 점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점포 개설 시 가맹점 추가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하이브리드 매장을 적극 추천하며 점포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심야 운영을 위해 하이브리드 매장을 찾는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에 이은 GS25의 무인점포 수는 완전 무인형과 하이브리드형을 합쳐 총 612개다. GS25는 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점포 제어를 할 수 있는 솔루션 '무인이오'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점주가 무인이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점포를 원격 제어·관제해 점포 장애 발생 시 대응 시간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점포 이용에 불편함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했다.
GS25는 올해 200여개의 무인점포를 추가하겠단 목표다. GS25 관계자는 "가쟁점의 운영 편의와 비용 절감 도모를 위해 무인점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는 완전 무인형(테크 프렌들리 CU) 2개 점포를 비롯해 총 300여곳의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특수 입지 점포를 기반으로 24시간 운영이 어려운 점포들을 하이브리드형 점포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 또한 무인점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 23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핵심 기술은 핸드페이라 불리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올해 200여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같이 편의점 무인점포가 향후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완전한 상용화를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도 존재한다. 점포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술과 담배의 경우 결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AI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으나 해당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연령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점주들이 무인점포를 고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도 지목되고 있다.
편의점 한 관계자는 "셀프결제 시스템 특성 상 아직은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특히 심야시간 대 술과 담배 매출이 상당해 완전한 상용화를 위해선 이 부분의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난 우려도 존재한다. AI 기반 컴퓨터 비전 등으로 매장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불완전한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점포 보안 및 안전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해소하고 강화하느냐가 가장 큰 어려움이며 관심사"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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